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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Sep 23. 2017

잃어버린 도시 Z, 한 남자의 꿈과 도전

fresh review

Intro

모두의 꿈은 아름답다. 하지만 모든 꿈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까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기 실패했지만 실패하지 않은 꿈을 꾸었던 남자의 이야기가 있다.


거창한 제목과 사뭇 신비로운 분위기의 포스터가 인상적인 <잃어버린 도시 Z>는 퍼시 포셋이라는 영국 탐험가의 전기영화이자 그의 꿈에 대한 진지하고 깊이 있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영화다. 시종일관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톤 앤 매너를 유지하는 영화는 퍼시 포셋이  살아낸 모든 시간들을 한순간도 가볍지 않게 연출한다. 덕분에 영화의 메시지는 어떤 전기영화보다 깊이있게 다가오지만 141분이라는 어마 무시한 러닝타임 동안 영화의 무게를 이겨내야 하는 관객들의 체력은 상당히 고전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서사의 호흡은 놀라울 정도로 일정하고 이야기의 템포조차 중간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 영화는 영화적 재미를 논하기엔 매우 부적합한 모습을 보여준다.

무게감


긴 영화의 원탑 주연인 찰리 허냄은 단지 역사 속에 머물던 퍼시 포셋을 화면으로 끌어내어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환경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는 퍼시 포셋을 준수하게 표현해낸 찰리 허냄의 연기력은 분명 유려했지만 톤 앤 매너가 정적이고 단조로운 영화였던 만큼 캐릭터적으로 조금 더 리듬감을 부여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 또한 존재한다. 조연으로 출연하는 로버트 패틴슨과 톰 홀랜드는 비교적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거의 유일한 여성 출연자인 시에나 밀러는 짧은 출연 분량에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잃어버린 도시 Z>는 비교적 탄탄한 캐릭터 밸런스를 갖췄다.

캐릭터


꿈에 대해 얘기하는 영화들은 대부분 해피엔딩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준다. 하지만 <잃어버린 도시 Z>는 꿈을 향한 도전의 과정이 가지고 있는 깊이로 관객들의 가슴을 두드린다. 퍼시 포셋이 가졌던 꿈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열정과 목표는 분명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고 영화는 그런 요소들을 묵묵하게 전달한다. <잃어버린 도시 Z>는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가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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