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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Oct 27. 2017

토르: 라그나로크, 자아를 찾아서

fresh review

Intro

코믹스 기반의 다양한 캐릭터들을 스크린으로 옮기기 위해 쉴 새 없이 달려온 마블은 이제 자신들의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한 듯 보인다. 그리고 이 즈음에서 지금까지 줄곧 만들어온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색을 가진 영화를 시도하는 느낌을 주는 영화가 바로 <토르: 라그나로크>다.


공고히 쌓아올린 탑처럼 자신들의 세계관을 탄탄하게 구축한 마블은 이제 어떤 넘버링 영화에서도 자유롭게 다양한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 사용한다. 이번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도 캐릭터들의 범주는 단연 돋보이는데, 주인공 토르는 물론 조연으로 활약하는 헐크, 로키, 닥터 스트레인지 등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이도 임팩트를 발산하는 캐릭터들은 마블만이 보유하고 있는 조커 카드이자 매력 그 자체였다. 또한 단순히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서 과하지 않게 사용됨은 물론 모든 배우들이 캐릭터에 넉넉하게 덧 입혀져 있는 모습은 관객들의 집중력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캐릭터들


지금까지 마블이 선보인 단독 히어로 시리즈는 대부분 그 영웅에게 얽힌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서사를 소유했다. 하지만 세계관의 크기가 처음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진 상황에서의 단독 히어로물, 그리고 이미 다양한 관계의 중심에 서 있는 토르의 3번째 넘버링 무비는 마블에게 일종의 도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토르: 라그나로크>에는 그런 마블의 고민이 잘 묻어있는데, 이번 영화에서 토르는 단순히 사건을 해결해가고 액션을 선보이는 존재를 넘어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주변인들과의 교감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존재로 한 단계 발전하는 모습을 선보인다. 물론 그 과정이 관객들에게 마냥 유쾌하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마블의 히어로물에 응당 기대하는 요소들이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는 충분치 못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또한 다양한 관계와 깊이 있는 서사를 만들어내기 위해 마블이 희생한 흐름적, 연출적 요소들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재미'만으로 따진다면 <토르: 라그나로크>는 이전의 마블 영화들에 비해 조금 모자라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모자람


결론적으로 <토르: 라그나로크>는 마블의 전작들에 비해서는 히어로물로서, 그리고 액션 영화로서의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캐릭터 만들기가 마무리된 마블의 입장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미래 방향성을 위한 첫 단추가 이번 영화였다면 분명히 도전 자체로서 긍정적인 의미는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향후 마블이 보여주는 방향성이 <토르: 라그나로크>보다는 더 낫고 재미있지 않다면 지금까지 누려온 마블의 영광도 영원하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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