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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Nov 25. 2017

러빙 빈센트, 필수 관람

column review

Intro

2017년 지금, 위대한 예술가 빈센트 반 고흐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가 살아있던 1890년대에 그는 단 한 점의 작품밖에 팔아보지 못한 화가에 불가했다. <러빙 빈센트>는 그 시절로 돌아가 빈센트의 삶을 추적하며 경이롭게 그를 추억한다.


매 순간 황홀한 장면들

100여 명이 넘는 유화 작가들이 참여하여 기획부터 완성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러빙 빈센트>는 오프닝부터 관객들을 완벽하게 압도한다. 일시정지를 누르면 그 모든 장면이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는 퀄리티를 선보이는 영화는 신선하고 놀라운 시각적 자극을 선사한다. 서사 곳곳에 고흐의 실제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영화는 예고편에서 확인한 영상과는 급이 다른 감동을 선사하며 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경험이 된다. 특히 많은 관객들이 잘 알고 있을 법한 작품, '별이 빛나는 밤', '카페테라스' 등이 등장할 때는 그림의 아름다움에 감정이 벅차오르기도 한다.

황홀


깊이를 품어내는 서사

이처럼 시각적으로 신선한 도전을 했기에 <러빙 빈센트>의 서사가 부실할 거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도로타 코비엘라 감독은 세심하고 사려 깊게 빈센트 반 고흐가 그렸던 그림들과 그의 주변 사람들을 하나하나 복원해낸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려낸 그림의 숫자만큼이나 빈센트를 다각도로 바라보고 추억하려는 깊이가 엿보이는 영화는 플래시백 형태의 회상을 사용하여 빈센트를 직접 그려내는 한편 현재로 돌아와서는 아르망 룰랭의 눈과 귀를 빌려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가져와 빈센트 반 고흐를 완성한다. 그의 비극적인 죽음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는 영화적 개연성 안에서 흥미로운 흐름과 다채로운 재미요소를 모두 놓치지 않았다. '죽음'이라는 사건 앞에 스릴러적 요소가 첨가되어 있는가 하면 인물 간의 대화 속에 관계적인 요소와 더 나아가서는 로맨스적 요소까지 두루 포함하는 <러빙 빈센트>는 그럼에도 자신의 갈 길을 꿋꿋하게 지켜내며  그 모든 이야기에 깊이를 담아냈다.

서사


감동을 배가하는 음악

<블랙 스완>과 <스토커> 등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클린트 먼셀 음악감독은 <러빙 빈센트>에 시각적 퀄리티에 뒤지지 않는 완성도 높은 음악을 부여했다. 매 순간 아름다운 화면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배경음악은 관객들이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시각적 자극을 훨씬 더 수월하게 받아들이는 촉매 역할을 하는 한편 탄탄한 서사와 어우러져 감동을 배가하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또한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러빙 빈센트>에 다양한 음향효과를 부여함으로써 영화가 단순히 아름다운 작품들의 배열에서 끝나지 않고 살아움직이는 화면을 가지게 함으로서 기승전결을 가지는 한 편의 영화로 다져낸다.

음악


길이 남을 명작

결론적으로 <러빙 빈센트>는 나에게 여전히 빈자리로 남아있었던 올해의 영화가 되어주었다.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 거기에 생각 외로 탄탄한 서사까지 갖춘 영화는 시얼샤 로넌과 제롬 플린 등 목소리와 등장인물들의 기본적인 형태가 되어준 배우들 또한 알차다. 극의 중반에서 아르망이 이런저런 생각들로 시간을 보내는 장면들이 아주 약간의 지루함을 유발한다는 점만 뺀다면 <러빙 빈센트>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영화다. 신선함, 아름다움, 경이로움 등 이 영화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많겠지만 딱 한마디만 한다면, 이 영화를 극장에서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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