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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Feb 19. 2018

미국을 표현하는 배우, 톰 행크스

people column

Intro

우리가 평생을 살면서 본 영화 중에 톰 행크스가 출연하는 영화 한 편 보지 못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헐리웃의 얼굴을 넘어 미국의 얼굴로까지 불리는 톰 행크스의 위치는 미국의 국민배우, 그 이상이다.


천의 얼굴, 배역을 넘어서다

넉살 좋은 옆집 아저씨부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무인도의 생존자까지 어떤 배우보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배역을 넘나들었던 톰 행크스는 그 모든 캐릭터를 자신만의 캐릭터로 만드는 특출난 능력의 소유자다. 관객들이 그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얘기할법한 배역은 <포레스트 검프>의 조금 모자란 외톨이 청년 포레스트 검프가 아닐까 생각된다. 67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겨주었던 이 배역은 여전히 톰 행크스를 대표하는 캐릭터 중 하나지만 포레스트 검프는 그의 화려한 배역 수집장의 한켠을 빛내는 배역일 뿐이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20대 때에는 <스플래시>에서 풋풋한 청년 사장을 연기하기도 했던 톰 행크스는 <빅>에서 30대 어른의 몸에 들어간 아이를 연기하는가 하면 <필라델피아>에서는 동성애자이자 에이즈 환자인 변호사를 연기, 66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또한 거머쥔다. 이후 <토이스토리>의 우디의 목소리를 연기하여 3D 캐릭터에 영혼을 불어넣은 톰 행크스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부하들을 챙기며 강인한 모습을 잃지 않는 존 밀러 대위로 분하여 열연을 펼치고, <캐스트 어웨이>에서는 무인도에 불시착한 택배 직원을 실감 나게 연기하며 헐리웃에서 가장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써 나갔다. 이처럼 대표작만 나열하기에도 벅찬 톰 행크스의 캐릭터들은 그가 아니었다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톰 행크스만의 이미지로 덮여있다. 자신이 배역이 되는 수준을 넘어 배역을 자신으로 만들어버리는 톰 행크스의 능력은 지금의 그가 있게 만든 가장 큰 장점이다.

포레스트 검프


연기, 수상으로 증명하다

앞서 언급된 1984년 작 <빅>으로 30대 초반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톰 행크스의 앞날은 마냥 밝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빅>이후 출연한 여러 편의 영화에서 흥행에서도 평단에게도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톰 행크스의 비행은 위태로워지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에 제동을 건 영화는 <필라델피아>였다. 수더분하면서도 사랑스럽고 편안한 캐릭터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왔던 톰 행크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그리고 상당히 무거운 주제를 다루었던 <필라델피아>에서의 변호사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그 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그의 연기 인생에 새로운 기틀을 마련했다. 더 놀라운 것은 바로 다음 해 출연한 <포레스트 검프>로 2년 연속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일이었는데, 이는 당시 1937,38년에 연달아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스펜서 트레이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후 2000년에는 <캐스트 어웨이>로 다시 한 번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톰 행크스는 그 외 다양한 작품에서도 끊임없이 최고 수준의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캐스트 어웨이


특별하지 않은 특별함

톰 행크스의 수상 경력이 화려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의 특별함은 단지 시상식의 트로피에만 있지 않았다. 그가 수많은 배역들을 겪으며 보여준 그만의 특별함은 그가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에 있었다. 말장난처럼 들리는 이 말은 톰 행크스의 그다지 특출나지 않은 외모나 비슷한 배역만을 선택하지 않고 끝없이 새로운 배역에 녹아들었던 그만의 제네럴함을 느껴본 관객이라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말이다. 이처럼 특별하지 않은 페르소나, 정확히는 모든 배역들을 두루 소화해낼 수 있는 그만의 특별함은 요리사 아버지를 따라 미국 10여 개 지역을 떠 돈 그의 유년시절, 자타 공인 헐리웃의 스타임에도 이렇다 할 스캔들이나 대형 사고를 친 적이 없는 그의 반듯한 실제 삶에서도 기인하는 것 같다.

스파이 브릿지


만인의 페르소나

워낙 다양한 작품을 찍었기에 자연스럽게 수많은 감독들과 호흡을 맞췄던 톰 행크스지만 유독 찰떡궁합을 선보였던 감독들이 있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시작으로 <캐치 미 이프 유 캔>, <터미널>, <스파이 브릿지>등 4편을 함께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있다. 특히 스필버그 감독과 톰 행크스는 함께했던 영화로 수많은 수상을 이뤄낸 것은 물론 <밴드 오브 브라더스>, <더 퍼시픽>등 드라마도 함께 작업하는 등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톰 행크스를 관객들에게 처음 소개한 영화나 다름없는 <스플래시>의 감독, 론 하워드와의 인연도 대단히 특별한데, 1984년 <스플래시>에서 처음 조우한 두 사람은 11년 후 <아폴로 13>으로 다시 한 번 평단과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이후 한동안 뜸했던 둘은 재미있게도 정확히 11년 후 <다빈치 코드>에서 재회한다. 이후 <천사와 악마>, <인페르노>까지 다빈치 코드 시리즈 3편을 모두 함께한 두 사람 모두 속편 촬영은 다빈치 코드 시리즈가 처음이었다고 하니 대단하다면 대단한 인연이다. 뿐만 아니라 로버트 저메키스, 샘 멘데스,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 당대의 거장들과 다양한 작품을 섭렵한 톰 행크스는 만인이 탐내는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미국을 표현하는 배우

이미 85편에 가까운 배우 필모그래피는 물론 제작자, 감독으로서의 경력도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톰 행크스는 환갑이 훌쩍 넘은 나이임에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30대부터 미국을 대표할만한 다양한 배역들을 연기해온 톰 행크스는 <캡틴 필립스>,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에서 연이어 가장 미국적인 캐릭터들을 소화해내고 최근 스티븐 스필버그와 5번째로 호흡을 맞춘 영화, <더 포스트>에서 전 워싱턴 포스트 편집장인 벤 브래들리를 연기할 예정이다. 평소에도 1,500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리고 트럼프의 정책에 대해 은근한 일침을 가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소신껏 밝히는 것으로 유명한 톰 행크스는 미국 대선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미국 전역에서 탄탄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처럼 영화 속에서도 실제 삶에서도 충실히 미국을 살아내고 미국을 반영하고 있는 톰 행크스는 가히 미국을 대표하는, 그리고 끊임없이 표현해내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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