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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Mar 24. 2018

충무로의 성실한 샛별, 이제훈

people column

Intro

수많은 별들이 각축을 벌이는 밤하늘에서 새롭게 떠오른 별이 누군가의 눈에 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기라성 같은 남배우들이 넘쳐나는 충무로에 몇 년 전 등장한 이제훈은 지금 누구보다 빛나는 별 중 하나가 되었다.


성실한 준비

지금은 배우가 아닌 이제훈을 상상하기 힘들지만 사실 이제훈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건축학개론>의 승민처럼 공대생이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가지고 있던 끼와 꿈을 외면할 수 없었던 그는 25살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한예종에 재입학하게 되고 28살이 넘어서야 정식 스크린 데뷔를 할 수 있었다고. 이후 다양한 독립영화와 단편영화에 출연한 이제훈은 충무로에 화려하게 등장하기 이전부터 성실하게 기본기를 쌓아갔다. 특히 2009년 개봉한 <친구 사이?>라는 독립영화에서 이제훈이 연기한 동성애 캐릭터는 아직도 많은 관객들이 기억할 만큼 이제훈은 성실할 뿐만 아니라 잠재력 또한 풍부했다.

친구 사이?


폭발적인 등장

이렇듯 데뷔 후 꾸준히 필모를 쌓아오던 이제훈은 2011년 <파수꾼>과 <고지전>으로 충무로에 대형 신인의 등장을 알린다. 이제훈의 대표작이자 윤성현 감독의 대표작이기도 한 <파수꾼>에서 이제훈은 불완전한 10대, 기태를 강렬한 동시에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았다. 이후 몇 달 차이로 개봉한 장훈 감독의 전쟁영화 <고지전>에서 젊은 신임 대위, 신일영을 연기한 이제훈은 전쟁의 참화 속에 자신을 잃어가는 인물의 심리를 탁월하게 연기해내며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앞선 두 편의 작품으로 2011년 국내에서 받을 수 있는 신인상이란 신인상은 모조리 쓸어 담은 이제훈은 대종상 시상식에서 <파수꾼>의 이제훈과 <고지전>의 이제훈으로 수상을 경쟁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만들어냈다.(참고로 승자는 <파수꾼>의 이제훈이었다.) 성실하게 갈고닦은 자신의 장점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연기력을 선보인 이제훈의 2011년은 관객에게도 이제훈에게도 잊지 못할 한 해였다.

고지전


다채로운 필모

2011년 폭발적인 등장 이후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온 이제훈은 비교적 늦은 데뷔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다양한 역할들을 소화해왔다. 앞서 언급한 <친구 사이?>의 동성애자 역할부터 <파수꾼>의 10대 학생, <건축학개론>의 대학생은 물론 한석규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파파로티>에서는 건달, 최근작 중 하나인 <박열>에서는 독립투사 박열을 연기했고 얼마 전 <아이 캔 스피크>에서는 9급 공무원을 연기하는 등 이제훈의 필모에는 단 한 명도 겹치는 캐릭터가 없다. 뿐만 아니라 <시그널>, <비밀의 문>등 드라마와 영화를 가리지 않고 활약하는 이제훈의 광범위한 카테고리 점령 능력은 이제훈의 미래가 기대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박열


충무로의 샛별

한때는 자신의 외모가 화면에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 연기를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까지 했다는 이제훈, 지금은 많은 연예인들의 이상형으로 손꼽히고 있음은 물론 대단한 동안 외모로도 유명하다. 특히 <건축학개론>에서 동갑으로 출연했던 수지와는 무려 10살 차이, 22살 청년 박열로 열연을 펼쳤던 당시 이제훈의 나이는 34살이었고 10대 청소년을 연기한 <파수꾼>촬영 당시에는 28살이었다고 하니 동안도 보통 동안이 아니다. 이처럼 출중한 연기력과 다채로운 필모, 거기에 10살 차이의 배역까지도 소화해내는 외모까지 겸비한 이제훈이 충무로의 대세인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샛별'이라는 단어는 새롭게 뜬 별이라는 의미인 동시에 새벽에 보이는 금성을 일컫는 단어라고 한다. 영어로는 morning star로 해석되는 샛별, 불현듯 어딘가에서 날아온 혜성이 아닌 새벽부터 저녁까지 묵묵히 그 자리에서 항상 빛나고 있는 금성처럼 남들보다 시작은 조금 늦었을지라도 성실하게 빛나온 이제훈은 과거에도, 앞으로도 충무로의 샛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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