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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May 14. 2018

꿈을 실현시키는 몽상가, 스티븐 스필버그

people column

Intro

영화라는 콘텐츠의 본질은 글로 쓰여 있는 시나리오를, 누군가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장면을 화면으로 연출해내는 것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영화감독들에게 '상상력'이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현시대 최고의 감독인 이유 또한 같은 선상에 있다.


흥행력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한 2번째 장편영화, <죠스>는 북미에서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1억 달러 이상의 흥행을 기록했다. 여전히 그의 대표작이자 당대를 대표하는 걸작 중 한 편으로 회자되는 <죠스>는 센세이션 그 자체이자 오락영화의 정점이었다. 20만 달러가 투입되어 제작된 로봇 상어가 바다에 두 번이나 가라앉고 각종 예산과 기간이 두 배 이상 초과된 영화는 개봉 첫날 제작비를 모두 회수하는 압도적인 흥행력을 선보이며 스티븐 스필버그 흥행 기록의 시발점이 되었다. 이후 <E.T>로 제작비의 35배가 넘는 3억 6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역대 북미흥행 1위를 달성한 스필버그는 11년 후 <쥬라기 공원>으로 자신의 기록을 직접 깨버리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헐리웃의 흥행 천재로 자리매김했다. 이후에도 각종 흥행작을 끊임없이 제조해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2018년 <레디 플레이원>을 기점으로 전 세계에서 최초로 누적 흥행 수익 100억 달러를 넘어선 감독이 되기도 했다. 이 금액은 한화로 환산할 경우 11조에 가까운 금액이라고 하니 그의 흥행력은 전무후무한 수준이다.

죠스


연출력

그의 초기작이자 성공작들이 블록버스터 영화에 집중되어 있었기에 많은 관객들이 기억하는 스티븐 스필버그는 흥행 감독인 동시에 상업영화에 능한 감독이었고 언론의 평가 또한 많이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1993년 개봉한 <쉰들러 리스트>는 스티븐 스필버그에 대한 평가를 드라마틱하고 영구적으로 바꿔놓았다. 리암 니슨을 주연으로 한 192분짜리 흑백영화인 <쉰들러 리스트>는 그간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요 부문 수상과는 거리가 있다고 여겨졌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작품상과 감독상의 영예를 동시에 안겨주었다. 이후 1998년 아직까지도 전쟁영화의 교과서로 불리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이후 안타깝게도 추가적인 수상은 없었지만 이제 그가 만든 영화의 작품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이처럼 장르를 넘나들며 명작을 찍어내는 그이지만 스필버그의 연출은 유독 SF영화에서 빛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누구보다 기술과 이야기를 버무리는 능력이 뛰어난 그만의 장점이 연출에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또한 짧은 시간 안에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능력, 영화의 러닝타임과 무관하게 필요 없는 장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과감하고 완벽한 편집능력까지 겸비한 그의 연출력은 가히 압도적이다.

연출력


상상력

스티븐 스필버그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흥행력과 연출력을 모두 겸비한 감독이라는 것에는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흥행력과 연출력을 모두 갖춘 감독이 스필버그뿐인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를 특별하게 만드는 2%는 무엇일까? <쥬라기 공원>, <E.T>,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수많은 그의 SF걸작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스티븐 스필버그만의 독특하고 풍부한 상상력이었다. <쥬라기 공원>에서 섬을 찾은 그란트 박사가 브라키오 사우르스를 마주하는 장면의 전율, <E.T>에서 이티를 태운 주인공의 자전거가 달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장면의 아름다움은 원작 소설에, 시나리오에 적혀있는 글을 화면으로 옮겨오는 스필버그 감독의 상상력이 없었다면 결코 나오지 못했을 장면들이다. 이처럼 SF장르에서 백분 발휘되는 그의 능력은 실화 기반의 드라마 영화와 대규모 CG가 사용된 블록버스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는데, 이는 영화라는 콘텐츠가 본질적으로 장면을 상상하는 감독의 능력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인 것 같다.

상상력


몽상가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실은 많은 관객들은 물론 감독들의 마음속에서도 '꿈'이라는 단어를 뺏어간 것 같다. 하지만 12살부터 영화감독을 꿈꿔왔던 스티븐 스필버그는 자신의 꿈을 이룬 후에도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1994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공동 창업자로 참여하여 설립한 영화제작&배급사, '드림웍스 픽처스'의 이름은 그의 몽상가로서의 기질을 함축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는 듯하다. 1974년 데뷔 이후 무려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보적인 거장으로서의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작품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양한 꿈들로 넘쳐난다. 단순히 꿈을 꾸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들을 현실에, 화면에 끊임없이 펼쳐놓는 몽상가, 스필버그의 즐거운 상상이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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