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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Mar 27. 2018

소공녀, 당신은 지금 행복합니까?

fresh review

Intro

세상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좇아 살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도대체 우리가 그토록 열심히 찾아 헤매는 행복한 삶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어디에 있는 걸까.


가사도우미 일로 일당을 받아 근근이 먹고사는 <소공녀>의 주인공 미소는 그 답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자신이 포기할 수 없는 세 가지, 담배, 위스키, 그리고 남자친구와의 데이트를 위해 번 돈을 온전히 쓰고 집세를 낼 돈이 없어 집을 나온 미소의 여행을 그리는 영화는 따뜻한 마음과 배려심 넘치는 그녀를 통해 여러 인물들을 바라보며 행복한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극단적으로 가난하지만 동시에 누구보다 가진 것에 만족하고 살아가는 미소를 통해 훨씬 많은 것들을 가졌지만 여러 가지 문제들에 고민하고 슬퍼하는 사람들을 대비시키며 메시지를 전달함에도 누군가를 악역으로 만들거나 실패한 사람으로 치부해버리지 않는 조심스러운 문법을 선보인다. 이런 영화의 서사구조는 누군가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닌 캐릭터의 환경과 상황을 관객들에게 이해시킴으로서 오히려 모든 장면들에 공감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낸다.

문법


영화의 특성상 주인공인 미소는 관찰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소공녀>에서 돋보이는 인물들은 오히려 미소가 만나는 지인들인데,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조연들은 하나같이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드러내며 영화의 톤 앤 매너가 생동감을 가지도록 돕는다. 특히 한대용 역을 연기한 이성욱 배우의 찌질하고 불쌍한 연기는 영화의 에피소드 중 가장 기억에 남을 정도로 훌륭했고 미소의 상대역, 한솔 역을 연기한 안재홍의 연기도 부족함이 없어 영화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다고 생각된다. 더불어 단독 주연으로서 열연을 펼친 이솜 역시 기대보다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톤의 대화와 생활연기를 선보여 주연으로서의 품격을 선보였다.

품격


결론적으로 <소공녀>는 성공과는 상관없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미소를 통해 어떤 면에서 성공했을지는 몰라도 여전히 행복과는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는 지금 시대의 모두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마냥 힐링 영화인 것은 아니다. 영화 속 미소는 분명히 행복한 삶을 살아내고 있는 인물이지만 어쩌면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이상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존재에 가깝다. 반면 여전히 오늘을 버텨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은 미소가 만나는 친구들의 모습에 더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소공녀>는 덮어놓고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질문을 던진다고 느껴진다. 당신은 지금 행복하냐고, 미소처럼 행복을 찾아보면 어떻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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