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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Mar 31. 2018

레디 플레이어 원, 과거, 현재, 미래를 마주하다

column review

Intro

어떤 일이든 초심이 중요하다고들 말한다. 영화관람에도 초심이 있다면 아마 내가 처음으로 좋아하는 영화를 보았을 때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나를 영화관람의 초심으로 돌아가게 해주었다. 


과거

과거의 추억을 마주하는 것은 것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최근의 리메이크 영화들이 으레 그렇듯 제대로 재생산되지 못한 추억들은 그대로 두는 것만도 못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반면 진작부터 화제가 되었던 <레디 플레이어 원>의 화려한 추억 팔이는 이 정도면 대성공이라고 할 만큼 완벽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너무나 다양하게 출연하는 캐릭터들로 인해 비중조절과 매력발산이 실패할 것에 대한 우려는 조용히 넣어둬도 좋다. 적재적소에 강렬하고 간결하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자신의 몫을 임팩트 있게 해낸 후 미련 없이 화면에서 사라지며 캐릭터 간 출연 분량을 위한 매너를 지킨다. 특히 각종 영화에 대한 오마주 격의 장면들은 과거의 명작을 되새겨보는 쏠쏠한 재미를 주는데, 패러디 장면들과 각종 캐릭터들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관객이라면 영화의 재미가 다소 떨어질 수는 있으나 관람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

과거


현재

<레디 플레이어 원>이 영화에 갈아 넣은 저작권으로 화제가 된 것은 사실이나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보여준 기술적인 완성도가 훨씬 더 놀라웠다. 영화의 초반 레이싱 장면부터 후반 전투씬까지 그야말로 CG의 향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레디 플레이어 원>은 2018년 현재 우리가 극장 화면으로 볼 수 있는 컴퓨터 그래픽의 정점을 보여준다. 주인공이 처음 오아시스에 접속했을 때 일부 어색해 보이던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중반이 지나갈 때 즈음엔 완벽히 눈에 익어 거부감이 없고, 오아시스를 이루는 모든 요소들과 등장인물들은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게 구현되어 이것이 정말 가능한 것인지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1968년 스탠리 큐브릭이 각종 장치와 모빌을 활용해 올타임 SF인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만들었다면 2018년 스티븐 스필버그는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역시 올타임 SF를 빚어냈다.

현재


미래

과거 모든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과 현재 활용 가능한 최고의 기술이 있을지라도 그 모든 것을 버무릴 감독이 없다면 좋은 영화는 나올 수 없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거장답게 콘텐츠와 기술이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 답안을 제시한다. 서사가 흘러가는 내내 딴생각을 할 수 없게 휘몰아치는 리듬감을 선보이는 영화는 템포가 조금만 죽을 것 같으면 각종 인물을 등장시키고 흥미요소들을 던져 넣으며 관객들의 집중력을 장악한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것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과감한 결단력이 돋보이는 장면 연출인데, 수준 높은 기술이 동원된 장면과 수많은 캐릭터들이 영화 속에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단 한 장면도 시간을 끈다는 느낌 없이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강물처럼 흘려보낸다. 지금까지 수많은 SF 대작을 통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자신만의 능력을 과시해온 스티븐 스필버그는 <레디 플레이어 원>을 통해 다시 한번 환상적인 미래를 선보인다.

미래


영화

결론적으로 <레디 플레이어 원>은 과거, 현재, 미래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영화다. 영화의 소재는 분명히 마니아적인 특성을 띄고 있지만 적당한 수준의 반전을 포함하고 깔끔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스토리, 그런 서사를 완벽하게 서포트하는 수준 높은 기술,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조화롭게 버무려낸 스티븐 스필버그의 실력이 만들어낸 <레디 플레이어 원>은 현시대 최고의 대중문화 콘텐츠인 영화, 그것도 아주 완성도 높은 영화로서 모든 관객들에게 어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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