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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영화를 즐겨 보는 관객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감독의 신작이 나왔을 때 으레 기대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아론 소킨 감독의 경우는 그 부분이 이야기일 확률이 매우 높다.
실존 인물인 몰리 블룸의 자서전을 기반으로 제작된 <몰리스 게임>은 출중한 스토리텔러로 이미 명성이 자자한 아론 소킨 감독의 스크린 연출 데뷔작이다. 아론 소킨의 명성대로 영화의 스토리는 빈틈을 찾기 힘들 만큼 촘촘하고 맛깔난 구성을 자랑한다. 영화를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몰리스 게임>의 서사는 스포츠카의 12기통 고출력 엔진처럼 가속과 최고속도에서 모두 출중한 능력을 선보이며 힘 있게 영화를 끌고 나간다. 하지만 크고 무거운 엔진은 필연적으로 많은 기름을 필요로 하는 법, 대사를 중심으로 짜여진 영화의 스토리텔링은 관객으로 하여금 끝없이 최고조의 집중력을 요하며 140분의 러닝타임이 끝날 때쯤에는 일면 피로감을 느낄 정도로 대화의 양과 난이도 양쪽 모두 상당한 수준의 인내를 필요로 한다.
이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대화에 집중해야 하는 영화는 제시카 차스테인이라는 출중한 레이서가 운전대를 쥐고 있음으로 관객들의 집중력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이끈다. 아론 소킨의 명성 못지않게 원탑 주연으로서의 출중한 능력을 수차례 선보였던 제시카 차스테인은 이번 <몰리스 게임>에서도 역시 훌륭하게 배역을 소화해내며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앞선 영화들에 비하면 임팩트나 카리스마적인 면에서 다소 떨어지는 역할이라고 생각될 수 있으나, 실존 인물을 자기만의 색깔로 재탄생시키는 제시카 차스테인의 능력은 이번 영화에서도 충분히 발휘되었다. 또한 이드리스 엘바, 케빈 코스트너 등 잔뼈가 굵은 조연들의 활약 또한 준수해 <몰리스 게임>의 캐스팅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몰리스 게임>은 몰리 블룸의 삶을 치밀하게 각색해낸 아론 소킨과 출중하게 재현해낸 제시카 차스테인의 만남을 통해 마치 화면을 통해 몰리 블룸의 자서전을 읽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영화다. 덕분에 관객들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몰리 블룸의 삶과 그 이면의 삶의 차이, 그녀의 가치관, 삶이 형성된 과정에 대해 다방면으로 이해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지만 이 모든 것을 알아가는 과정의 연출은 다소 지루하고 상당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만큼 편하게 보기 좋은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