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여기에 없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로드 무비

fresh review

by 정세현

Intro

이 영화는 주인공인 '조'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로드 무비라고 생각된다. 보기에 따라서는 다소 난해할 수도 있는 <너는 여기에 없었다>는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난해하기보단 독특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2017년 칸 영화제에서 <킬링 디어>와 함께 각본상을 수상한 <너는 여기에 없었다>는 가고자 하는 방향이나 메시지가 명확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너는 여기에 없었다>의 서사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킬링 디어>처럼 엄청난 배경지식과 장황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단지 린 램지 감독의 독특하고 실험적인 연출 방식, 상당히 불친절한 이야기 전개, 정확한 목표지점이 없는 서사가 합쳐져 영화가 전체적으로 난해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차분히 따지고 보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조'의 시점에서 그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 외엔 특별한 곁가지조차 치지 않는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89분으로 드라마 영화치고는 상당히 짧은 상영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린 램지 감독은 매우 다양한 공간으로 조를 끌고 다니는 한편 작심한 듯 수많은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소모하며 공간과 사람을 유지하고 인식시키기보다는 서사의 연료로 사용하는 과감한 스토리텔링 스타일을 보여준다.

1.jpg 연출


린 램지 감독의 이런 연출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2017년 칸 영화제에서 이 영화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호아킨 피닉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사실상 영화의 전부이자 모든 장면에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호아킨 피닉스는 정말 자신을 놓아버린 듯, 놀라운 연기를 펼치며 실험적인 연출과 의식의 흐름 속에 들어와 있는 듯 방향성 없는 서사를 모두 납득시켜 버리는 마법을 부린다. 무엇보다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가 놀라웠던 이유는 길지 않은 영화의 러닝타임 동안 정말 다양한 인간의 감정과 심리를 세심하게 표현해냈기 때문인데, 전체적으로 조의 캐릭터가 차분하면서도 어두웠기에 그것을 표현해내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력은 더욱 빛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3.jpg 호아킨 피닉스


결론적으로 <너는 여기에 없었다>는 조가 맞이하는 상황과 만나는 인물들 간에 일어나는 일들을 조의 관점에서 독특하지만 아름답게 표현해내는 로드 무비라고 생각된다. 린 램지 감독의 흥미로운 연출과 훌륭한 음악의 사용,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를 지배하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목표지점이 흐리고 어쩌면 '재미'적인 요소는 거의 없는 서사를 감안하더라도 <너는 여기에 없었다>를 한 번쯤 확인해볼 만한 영화로 만들기에 충분한 것 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스타 이즈 본, 발견의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