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산만한 막장드라마

fresh review

by 정세현

Intro

나는 <신비한 동물사전>을 보고 이 거대한 마법 세계관이 마블 유니버스와도 견줄만한 잠재력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생각은 단 2편 만에 깨질 위기에 놓였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심각할 정도로 산만하다. 연출, 인물, 스토리까지 자리를 잡고 있는 요소가 없다. 화면은 뭘 보여주고 싶은지 알 수 없는 장면들 속에서 헤매고, 인물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안 그래도 따라가기 힘든 이야기에 숱한 잔가지를 만들어 시야를 가린다. 마지막으로 복잡하고 꼬여버린 인물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는 책이었다면 차분히 읽으며 이해할 수 있었겠지만 이런저런 방법들이 동원됨에도 영상으로 풀어내기엔 다분히 설명적인 나머지 지루하기까지 하다. 이번 작품이 총 5편까지 제작이 확정된 시리즈의 2편이라는 점을 백분 고려하더라도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가 보여주는 영화적 완성도는 1편의 그것에 미치기는 커녕 3편을 봐야 하는지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수준이었다.

6.jpg 산만함


이런 총체적인 난국 속에서도 영화를 보게 만드는 유일한 즐거움은 <신비한 동물사전>부터 시리즈가 전면에 내세운 신비한 동물들이다. 특히 2편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동물들의 활약과 외관을 관람하는 즐거움은 여전히 매력적인 포인트였다. 하지만 이번 2편에서는 안타깝게도 1편에 비해 이런 동물들 마저도 등장하는 숫자와 중요도가 매우 떨어져 훌륭한 CG 기술에도 불구하고 보는 즐거움을 누릴 절대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와중에 앞서도 잠시 언급했듯 2편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은 1편에서 등장했던 인물들과의 깊은 연관성에도 불구하고 매우 단편적으로 소개되는 한편 등장 시간도 잘게 쪼개져 누구 한 명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

4.jpg 인물파티


결과적으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혼란스러운 요소들과 복잡한 이야기가 합쳐진 괴작이다. 물론 해리포터를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이런 와중에도 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와 시리즈만의 매력에 큰 점수를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저 한 편의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보고 싶은 대부분의 관객에게 이번 2편은 1편의 반만도 못한, 이야기를 키우려다 자멸해버린 영화로 남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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