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맑은구름 Dec 27. 2018

PMC: 더 벙커, 총체적 난국

fresh review

Intro

영화를 만든 스탭들의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영화의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PMC>는 단점이 장점을 몇 배는 압도해버리는 정말 감상하기 힘든 영화였다.


영화가 가진 단 하나의 장점부터 말하자면 충무로에서는 시도된 적 없던 다양한 앵글의 액션연출이다. 카메라와 각종 도구를 활용한 스크린플레이는 분명히 한국 액션영화치고는 상당히 새로운 도전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PMC>의 제작비는 140억 원에 달한다. 그 돈을 쏟아붓고도 화면의 신선함과 별개로 액션신 전반의 완성도는 엉망이라는 점이 절망적이다. 총질은 열심히 하는데 스릴은 없다. 열심히 뛰어다니긴 하는데 긴급한 느낌도 없다. 그렇다고 스케일이 어마어마하게 큰 것도 아니다. 결론적으로 <PMC>가 선보이는 액션은 아주 작은 신선함을 제외하면 진부한 총기액션의 클리셰와 어설프다 못해 안쓰러운 겉멋 말고는 찾아볼 수 없다. 더 놀라운 것은 이처럼 최악인 액션에 그나마 숨통을 틔어줄 수 있는 개연성마저 바닥이라는 점이다.

액션


그렇다면 많은 관객들이 사랑하는 배우, 하정우와 이선균은 어떨까? 안타깝지만 <PMC>의 두 주연은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그 배우들이 맞는지 눈을 의심할 정도로 최악이다. 하정우의 영어 발음은 도저히 못 들어줄 수준이고 중간 부분에서 감정이 실려야 하는 부분에서는 인물의 감정이 너무 와닿지 않아 손발이 오그라들고 영화관을 나오고 싶어진다. 이선균의 발음은 처음부터 끝까지 뭉그러지는 동시에 북한 말을 하는지조차 잘 모를 만큼 대사처리가 어색해서 도대체 이 영화에 인물 설정이 있는지조차 의심될 정도다. 한편 그나마도 별로인 액션신 이외에는 굳이 있어야 하는지 의심되는 장면들이 영화를 가득 채워 과연 감독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끊임없이 고뇌하게 된다.

하정우와 이선균


결론적으로 <PMC>는 연출, 연기, 서사는 물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총체적 난국이다. 진심을 담아 140억 원을 이런 영화에 쓰느니 불우이웃 돕기에 썼다면 얼마나 뿌듯했겠는지 생각하게 된다. 영화를 만드느라 수고한 스탭들과 어쨌든 일말의 기대를 담아 투자금을 지원한 투자자들에게까지 심심한 위로의 인사를 보낸다. 그리고 충무로에서 앞으로는 이런 영화를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린 북, 마음을 움직이는 로드무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