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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Jan 11. 2019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적당히 즐거운 속편

fresh review

Intro

1편이 정말 명작이었기에 2편에 대한 기대도 자연히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진리는 항상 틀리는 법이 없다.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는 1편의 즐거움은 적당히 살리고 깊이는 줄어든 속편이다.


우선 영화의 주인공인 랄프와 씬 스틸러, 바넬로피의 매력은 이번 2편에서도 유효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둘의 매력이 2편을 지탱하는 거의 전부다. 1편에서 서사적으로 보나 인물적으로 보나 흥미롭고 아름답게 만들어진 두 캐릭터는 이번 영화에서도 강력한 케미를 발휘하며 시종일관 영화의 흐름을 이끈다.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이야기의 큰 주제는 1편에서 완성된 랄프와 바넬로피의 우정인데, 무대는 훨씬 더 커지고 다양한 요소들이 첨가되었음에도 '우정'이라는 소재가 다소 편협하게 다뤄진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무엇보다 1편에서 각자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소와 상황에 처해있던 두 주인공이 자신들과 전혀 상관없는 공간에서, 다소 자연스럽지 못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흐름은 이번 2편이 1편에 비해 서사적으로 가볍고 어수선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랄프와 바넬로피


서사적으로 1편에 비해 억지스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2편에서 눈과 귀가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의 크기는 오히려 증가했다. 다양한 상상력으로 구현된 인터넷 세계와 새로운 등장인물들, 그들 간의 상호작용이나 디즈니의 저작권 자랑이 다분히 들어있는 카메오들의 끝없는 출연은 관객들의 일반적인 기대치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전체관람가 애니메이션임에도 적재적소에 넉넉하게 뿌려져있는 웃음 코드는 성인들에게도 유효하게 작용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마음을 슬며시 녹여준다. 특히 '인터넷'이라는 방대한 소재를 끌고 왔음에도 완벽에 가까운 선택과 집중으로 인터넷의 특징들은 재치 있게 구현해낸 장면들은 '역시 디즈니'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할 만했다.

역시 디즈니


결론적으로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는 1편에서 잘 만들어진 주연 캐릭터들과 디즈니의 대단한 상상력이 만나 탄생한 준수한 속편이다. 1편에 비해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서사와 중간중간 일부 지루함이 느껴지는 장면들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1편을 즐겁게 관람했고 랄프와 바넬로피의 케미를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영화를 보는 112분이 가치 없게 느껴지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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