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 column
1960년대 영화제작사들과 영화관들이 몰려있어 한국영화 그 자체를 의미했던 '충무로', 이제 실제적인 의미는 퇴색되었지만 그 상징성만은 여전하다. 단관에서 멀티플렉스로, 기적과도 같았던 1,000만 관객의 시대로, 겉으로 보기에 외형은 커졌고 전 세계적으로도 그 역동성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영화산업은 정말로 성장하고 있는지 간단한 수치로 알아보도록 하자.
영화 콘텐츠는 필연적으로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수에 명운을 걸 수밖에 없는 콘텐츠다. 그렇기에 충무로의 성장을 확인하는 첫 번째 지표로서 관객수 데이터를 살펴보고자 한다. 비교적 가까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자면 매년 아주 근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18년에는 오히려 2017년 대비 대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작년에 영화관을 찾은 총 관객수는 2014년도에 비하면 고작 1%도 성장하지 못한 모습이다. 여기에는 조금의 재미있는 사연도 있는데, 1,000만 관객을 넘긴 <신과함께-죄와 벌>의 상영이 2017년과 2018년을 걸치며 2017년에 관람한 820만 명은 2017년에, 나머지 관객이 2018년으로 나눠 잡힌 이유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5년 전에 비해 크게 변화 없는 관객수에 대한 속 시원한 해답은 찾을 수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번엔 조금 더 직접적인 업계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매출액을 확인해보고자 한다. 사실상 큰 성장이 없었다고 생각되는 관객수에 비해 총매출액은 그래도 5년간 9% 정도의 성장이 있었다. 물론 물가상승률이나 올라간 영화티켓 가격을 생각한다면 현실적으로는 조금 더 낮은 수준의 상승이 있었다고 봐야 맞겠지만 어쨌든 소폭의 상승세는 꾸준히 유지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간단하게나마 앞서 살펴본 두 개의 그래프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완만한 우상향 곡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총 관객수가 2018년 잠시 꺾인 것은 흠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한 나라의 영화산업 전체의 성장을 총 관객과 총매출액 만으로 판단하기엔 부족하겠지만 산업 성장에 가장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가지의 지표를 통해 충무로는 조금씩이긴 하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완만하게나마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무로를 이끌어가는 구성원들이 갈수록 높아지는 관객들의 눈높이를 열심히 따라잡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