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맑은구름 Apr 11. 2019

바이스, 세 마리 토끼를 잡다

column review

Intro

무거운 주제를 무겁게 다루는 건 비교적 쉽다. 하지만 무거운 주제를 그렇게 가볍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마냥 어렵게 다루지 않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리고 아담 맥케이는 그 일을 해냈다. 벌써 두 번이나.


재밌다

우리는 어떤 영화에 대한 평가를 물어볼 때 이렇게 물어본다. '그 영화 재밌어?' <바이스>는 엄청나게 재밌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아담 맥케이는 비밀스러웠던, 어쩌면 아직도 비밀스러운 미국의 전 부통령 딕 체니의 이야기를 기가 막히게 재치 있고 놀라울 만큼 재미있게 풀어낸다.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존경하는 여러 영화감독들이 있지만 아담 맥케이 특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독보적일 뿐 아니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 정치 듣기만 해도 머리 아픈 딱딱한 주제들을 아담 맥케이처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재미


웃기다

<빅쇼트>때부터 아담 맥케이가 잘 하는 건 바로 사람을 웃기는 일이다. 그리고 그게 놀라운 건 영화의 주제가 전혀 웃길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바이스>는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을 킬킬 거리게 만든다. 기본적으로 말장난은 물론 뜬금없는 장면전환, 영화의 안과 밖을 넘나드는 나레이션, 심지어 다소 과하다 싶은 연출적 장난질까지 아담 맥케이는 <바이스>를 단순히 정치 드라마가 아닌 코미디 장르로 만든 것이 분명하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이런 재치가 단순한 과잉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겐 아담 맥케이만의 장난기 가득하고 신선한 연출 능력으로 느껴졌다.

웃음


멋지다

이건 정확히 말하자면 배우들에 대한 얘기다. 딕 체니를 연기한 크리스천 베일이 91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은 정말로 안타깝다. <바이스>에서 보여준 베일의 연기는 몇 년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라도 충분히 수상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었다. 분장과 체격의 변화도 한몫했지만 모든 부분에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베일의 깊고 넓은 연기는 멋지고 아름다웠다. 거기에 감칠맛을 더하는 스티브 카렐과 자신의 역할을 넘치게 해내는 에이미 아담스, 샘 록웰까지 모든 배우들은 환상적인 하모니를 선보였다.

멋짐


토끼 사냥

결론적으로 <바이스>는 연출을 통한 재미와 웃음, 배우들의 멋진 연기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관심이 덜 할 수 있는 미국의 전 부통령 이야기라는 점이 영화의 몰입도를 떨어트릴 수 있지만 아담 맥케이의 재치 넘치는 연출과 크리스천 베일을 필두로 놀라운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의 앙상블은 이 영화를 볼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샤잠!, 할 말 많은 욕심쟁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