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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Apr 24. 2019

어벤져스: 엔드게임, 마블은 이 영화를 넘을 수 없다

column review

Intro

나는 왜 영화를 보는 걸까,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보고 문득 그런 의문이 들었다. 아마도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그 모든 감정들을 경험하고 싶어서였던 것 같다.


액션

'히어로 영화'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단어는 '액션'이 아닐까 싶다. 화려하게 때려 부수고 전투를 펼치는 히어로와 악당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그 부분을 결코 모자람 없이 만족시킨다. 물론 워낙 많은 히어로가 출연하다 보니 개개인의 디테일한 능력이나 전투 장면이 충분치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각각의 영웅들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화면에 표현해낸다.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 즐길만한 스케일을 갖춘 다양한 액션씬 또한 충분히 갖춰져있어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자신의 기본적인 정체성인 '히어로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반영한다.

액션


기획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서사는 단순히 '시나리오'라고 부를 수 없다. 10년 동안 마블이 만들어온 모든 영화를 보고 기억할 때 비로소 온전해지는 일종의 '기획'이라고 보는 쪽이 맞다. 개인적으로 다른 영화가 있어야만 온전해지는 속편 격의 서사를 선호하는 편이 아니지만 이번 경우엔 경이롭다는 표현조차 부족할 정도로 압도적인 기획력에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마블은 자신들이 쌓아온 모든 캐릭터와 모든 이야기를 한 편의 영화에 놀랍도록 감동적이고 무섭도록 치밀하게 풀어낸다. 3시간은 영화관에 앉아있기에 퍽 긴 시간이지만 10년의 시간을 돌아보기엔 퍽 짧은 시간이다. 그리고 마블은 역사상 유례없이 그 일을 해낸다. 그것도 너무 완벽하게.

기획


가치

그 긴 시간 동안 준비했던 모든 것들로 결국 마블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뭐였을까. 그들은 결국 '히어로'라는 소재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정답은 영화 속에 충분히 녹아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그 메시지에 반해버렸다. 어쩌면 가장 진부하고 가장 따분할 수 있는 그 가치를 전하는 마블의 방법은 지금껏 보아온 어떤 작품보다 기억에 남을만하다. 나 또한 '히어로물'이라는 장르에 대해 여전히 색안경이 완전히 벗겨지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마블은 끝내 내가 끼고 있던 색안경을 완벽하게 벗겨내는데 성공한다. 영화가 할 수 있는 일에 장르를 따지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었던 것 같다. 마블이 이뤄놓은 영화적 업적과 완성도 높은 작품 앞에 누가 감히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단지 그것이 '히어로물'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치


역사

결론적으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스스로 역사가 되었다. 이 영화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10년사를 정리하는 영화일 뿐 아니라 '히어로물'장르 역사의 한 챕터를 장식하는 영화이자 영화 역사에 남을 영화이기도 하다. 마블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혹은 그 이상을 선보였다. 이 영화는 정말 많은 관객들에게, 그리고 우리의 후대에까지 기억될만한 수준의 작품이다. 그리고 마블은 앞으로 꽤 오래, 혹은 영원히 이 작품을 뛰어넘기 어려울 것 같다. 이 영화에는 단순히 한 두 가지의 좋은 요소들로는 이뤄질 수 없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완벽하게 합을 이뤘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너무나 좋은 영화인 나머지 과연 앞으로 '히어로물'의 장르로 규정지어진 작품들이 이 영화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함께 던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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