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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Jun 07. 2019

엑스맨: 다크피닉스, 힘없는 마무리

fresh review

Intro

부모의 품을 떠나 고군분투하던 시리즈의 마지막은 장엄한 피날레나, 그에 준하는 캐릭터들에 대한 예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마블의 <어벤져스: 엔드게임>만큼의 정성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오리지널 <엑스맨>부터라면 장장 19년을 이어온 시리즈의 마지막 치고는 너무나 허무하다.


엑스맨 오리지널 트릴로지 이후 사실상 죽어가던 시리즈는 2011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후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엑스맨 시리즈 사상 최고의 작품이라 말할 수 있는 수준을 보여주었고, 2016년 개봉한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그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완성도였지만 여전히 불씨가 죽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엑스맨: 다크피닉스>는 제목과는 달리 그나마 있던 불씨마저도 확실히, 그나마도 아름답지 못하게 꺼버린다. 애당초 엑스맨 시리즈가 19년의 스토리텔링을 거치며 몇몇 설정 오류가 지적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앞뒤도 없고 설명도 없이 '그냥 그녀는 그런 존재다.'식으로 소재를 밀어붙인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이번 영화는 캐릭터들의 결정과 행동이 충분히 이해되지도 않을뿐더러 어느 캐릭터 하나 마음 붙이며 따라가기가 어렵다.

서사


반면 많은 관객들이 '그나마'낫다고 말하는 액션도 개인적으로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분명히 뮤턴트들의 능력이 발휘되는 장면은 강렬했고 연출적으로도 훨씬 유려해져 일정 수준의 개연성마저 생긴 느낌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뮤턴트들의 능력은 특별히 새롭거나 신선하지 못했고, 진 그레이는 밸런스 붕괴에 가까운 힘을 발휘하다 보니 각 장면의 임팩트는 작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또한 앞서도 말했듯 서사가 힘을 받지 못하다 보니 아무리 강렬한 액션씬이 이어져도 그저 '액션'자체만 화려할 뿐 그 이상의 감흥이 없었던 것 같다.

액션


결론적으로 <엑스맨: 다크피닉스>는 강렬한 액션씬들을 보유했음에도 장대한 시리즈의 마지막을 잘 끝맺음 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많은 이야기를 가진 캐릭터들은 진 그레이만을 위해 소모되듯 사용되고 이렇다 할 마무리도 없었다. 심지어 애당초에 영화가 대표 소재로 삼은 진 그레이의 캐릭터조차도 114분 동안 설명되지 않는 느낌이다. 어쩌면 히어로 시리즈물의 시작점이라고까지 부를 수 있을 엑스맨 시리즈는 어떤 히어로 시리즈보다 많은 우여곡절을 이겨냈음에도 힘없이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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