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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Jun 12. 2019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주방장 바뀐 SF 맛집

fresh review

Intro

무려 3편까지나 이어진 시리즈를 7년 만에, 그것도 배우부터 감독까지 모조리 갈아치우면서까지 이어가려면 그 정도의 이유가 있어야 할 텐데, 맨 인 블랙 4편이라고 할 수 있는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에서는 굳이 이 시리즈를 이어야 할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단도직입적으로 윌 스미스가 그리운 것은 물론 토미 리 존스의 빈자리마저 느껴진다. 크리스 헴스워스와 테사 톰슨 자체는 좋은 배우이고 마블과 함께한 여러 편의 영화를 통해 인지도가 올라간 것도 사실이지만 기존의 MIB 시리즈들을 보는 재미가 단순히 외계인들을 보는 재미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될 뿐 눈길을 사로잡는 케미는 없다. 둘의 연기가 딱히 나쁘거나 부족한 것은 아니다. 단지 MIB의 전편들이 SF 코미디물의 독보적인 브로맨스 커플인 K와 J요원에 의해 사랑받았다는 사실이 H와 M요원에게 악재라면 악재다.

아쉬운 케미


'우주적 스케일'이라는 카피가 무색한 제작비에 놀랐다. 1997년 개봉한 <맨 인 블랙>이 9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졌는데, 2019년 개봉한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이 쓴 제작비가 고작 1억 1000만 달러라니, 이 영화를 액션 '블록버스터'라고 부르는 것조차 불가능할 수준이다. 시대는 물론 기존 MIB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컨셉에도 맞지 않는 제작비는 영화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크리쳐들의 스케일, 액션의 스케일, 심지어 서사의 스케일까지 실망스럽다. 이야기가 뻔한 건 그렇다 치더라도 그걸 무마할 연출과 액션조차 없는 액션SF 영화를 볼 이유는 무엇인가?

빈약한 액션


한때 MIB 시리즈는 SF액션 코미디 장르의 확고부동한 맛집이었다. 물론 시리즈가 거듭되며 깊은 맛이 처음에 비해 떨어지긴 했지만 한 번도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내놓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앞선 시리즈들이 쌓아올린 명성조차 위태롭게 만드는 평이하고 특색 없는 SF 액션물이다. 그나마 MIB라는 프랜차이즈 태그조차 없었다면 아마 본 것을 후회했을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간판은 같지만 1, 2, 3편을 모두 연출했던 감독부터 역시 전편에 모두 출연하며 프랜차이즈를 이끌었던 윌 스미스까지 빠진 MIB는 더 이상 SF 맛집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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