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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Jun 23. 2019

신비로운 액션스타, 키아누 리브스

people column

Intro

이 창백한 캐나다인만큼 거대한 성공을 이뤘으면서도 신비함을 유지하는 배우도 많지 않다. 그의 SNS 포스팅처럼 거의 모든 사람이 키아누 리브스를 알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정말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1989년, 엑설런트 어드벤쳐

키아누 리브스는 미국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가 1964년 여행하던 중 레바논에서 태어났다. 1970년에 캐나다에 정착하게 된 이후 지금까지 캐나다인으로 살고 있는 키아누 리브스는 한 때 하키 국가대표를 꿈꿨을 만큼 하키에 소질이 있었지만 부상으로 꿈을 접게 된다. 하지만 1985년 <영 블러드>라는 영화에서 아이스하키 골키퍼 역으로 헐리웃에 진출했으니 역시 인생에 버리는 경험은 없는 듯싶다. 이후 이런저런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하던 그는 1989년 <엑설런트 어드벤쳐>라는 코미디SF 영화에서 얼빠진 10 대역을 맡아 첫 번째 성공을 거두게 된다. 영화는 650만 달러로 제작되어 4,000만 달러가 넘는 흥행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풋풋하고 발랄한 이미지의 키아누 리브스를 볼 수 있는 영화로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테드


1994년, 스피드

<엑설런트 어드벤쳐>이후 큰 폭의 연기 변신을 감행하지 못했던 키아누 리브스는 1991년 <폭풍 속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1994년 출연한 <스피드>를 통해 액션스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3,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스피드>는 전 세계에서 3억 5,400만 달러라는 엄청난 흥행에 성공했고, 영화의 주연이었던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은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특히 <스피드>는 단순히 상업적으로만 성공했을 뿐 아니라 액션씬과 스토리라인의 조화, 배우들의 활약이 잘 결합되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90년대 헐리웃의 대표 액션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1991년 하나뿐인 여동생의 백혈병 투병과 1993년 절친한 친구이던 리버 피닉스의 죽음으로 힘든 시절을 보낸 이후 이뤄낸 성공이기에 키아누 리브스에게 <스피드>의 성공은 더욱 남달랐을 듯하다.

잭 트래븐


1999년, 매트릭스

<스피드> 이후에도 이런저런 영화에서 활약했지만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었던 키아누 리브스에게 1999년은 터닝 포인트와도 같은 해였다. 워쇼스키 형제의 액션SF, <매트릭스>에 NEO역으로 출연한 키아누 리브스는 북미가 아닌 전 세계가 열광하는 액션스타로 거듭나게 된다. 2003년까지 이어진 매트릭스 트릴로지는 어마어마한 흥행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평단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영화 속에서 그가 보여준 과묵하고 신비로운 액션스타로서의 이미지는 키아누 리브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으며 15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매트릭스의 키아누 리브스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만큼 매트릭스 트릴로지는 그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네오


2014년, 존 윅

매트릭스 트릴로지 이후에도 <콘스탄틴>, <레이크 하우스>등 관객들이 기억할만한 몇몇 작품에 출연했지만 사실상 침체기에 가까운 시간을 보냈던 키아누 리브스는 2014년, 매트릭스 트릴로지 등에서 스턴트 코디네이터를 담당했던 채드 스타헬스키의 첫 연출작인 <존 윅>에 출연하게 된다. 2,000만 달러의 크지 않은 제작비와 B급의 냄새가 풍기는 시놉시스에 많은 관객들은 키아누 리브스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액션배우가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했지만 결과는 정 반대였다. 절제되고 신선한 액션과 직진성이 강한 서사는 빈약한 스토리라인에도 불구하고 키아누 리브스의 과묵하지만 강렬한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시너지를 이루며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영화는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퓨리>, <노아>등을 누르고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역주행 1위를 기록하는 진풍경을 연출하더니 속편에 이어 최근 3편이 개봉하고 4편까지 제작을 확정했다. <존 윅> 이후에도 다양한 장르영화에 출연하며 여전히 다작하고 있는 키아누 리브스지만 2000년 이후 그를 제2의 전성기로 이끈 작품은 존 윅 시리즈임이 분명해 보인다.

존 윅


신비로운 액션스타

이처럼 잊을만하면 5년마다 돌아와 한바탕 액션을 펼쳐놓는 키아누 리브스는 꽤 오랫동안 본인 소유의 자택도 없고 오토바이 타는 것을 좋아하는 자유로운 영혼으로도 유명했다. 평범한 옷을 입고 덥수룩한 외모에 슬픈 표정으로 길거리에 앉아있는 사진들로 인해 노숙 중인 것으로 오해를 사기도 했던 키아누 리브스는 5년 넘게 자선단체를 몰래 운영하는가 하면 여전히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등 헐리웃 스타답지 않은 모습 때문에 오히려 더 신비로운 스타가 된 것 같기도 하다. 한국 나이로 54세, 결코 젊지 않은 나이임에도 엄청난 동안 외모를 장착하고 왕성한 작품 활동과 액션을 선보이고 있는 전 세계의 '액션스타' 키아누 리브스가 계속해서 신비로운 매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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