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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Jul 19. 2019

라이온 킹, 원작의 그늘

fresh review

Intro

좋은 원작이 있는 영화를 리메이크한다는 건 매력적인 도박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잘하면 대박이 터질 것 같은 도박.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듯 도박은 잘 되는 경우보다 안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1994년 개봉한 디즈니의 <라이온 킹>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큰 사랑을 받은 애니메이션이었다. <니모를 찾아서>가 나오기 이전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애니메이션이었음은 물론 평단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지금까지도 추억되는 영화였으니 이번 <라이온 킹>이 실사화된다고 했을 때 많은 관객들이 기대 반 걱정 반의 반응을 보인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드디어 나온 <라이온 킹>의 실사화는 개인적으로 보기에 실패다. 사소한 몇몇 부분에 대사와 흐름을 바꿨지만 원작과 완벽히 동일한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실사화된 동물들의 얼굴에 감정 표현이 거의 드러나지 않아 매우 어색하고 그렇다 보니 이야기에 몰입이 되지 않는다. 더불어 원작의 화려한 색감과 아름다운 연출은 찾아보기 힘들고 단지 초원과 정글의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만이 남았다.

어색


마찬가지로 원작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노래들 또한 이번 <라이온 킹>에 동일하게 삽입되었다. 노래 자체의 퀄리티가 떨어지진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원작의 노래들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된 노래는 없었다. 단지 원작에 누를 끼치지 않은 정도.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는 준수했고 아마도 많은 관객들의 기대 포인트였을 CG는 예상대로 대단하다. 하지만 <라이온 킹>은 기술 자랑이 중요한 영화가 아니다.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사자를 보려면 지금이라도 동물원에 가면 될 일이다. 기술은 이야기를 보조하고 감동을 극대화할 수 있을 때 그 의미가 있을 뿐 영화 전면에 나설 때는 기술 시연 영상 이상이 되지 못한다.

대단한CG


결론적으로 <라이온 킹>은 원작이 가지고 있던 매력을 거의 가지지 못한 복제품처럼 보인다. 물론 누군가는 원작의 그늘이 그만큼 압도적이고 커서 상대적으로 이번 영화가 작아 보이는 것은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수많은 인력과 돈을 들여서 훌륭한 원작을 리메이크한 영화가 단순히 원작이 대단해서, 정도로 그 완성도에 대한 변명을 하는 것이 합당한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앞으로도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실사화는 계속되겠지만 개인적으로 동물들만 나오는 원작의 실사화는 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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