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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Sep 16. 2019

타짜: 원 아이드 잭, 이름값을 못한다

fresh review

Intro

속편을 만들기로 결정했으면 최소한 둘 중에 하나는 해내야 한다. 전편의 영광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던가, 완전히 다른 길을 택함으로써 나만의 길을 개척하거나.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이도 저도 아니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은 두 가지 면에서 이름값을 못한다. 첫 번째로는 당연히 '타짜'라는 원제를 붙였을 때 관객들이 기대하게 되는 수준에 절대적으로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1편의 완성도는 아니더라도 갖춰진 서사와 다양한 캐릭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쫄깃한 긴장감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 이번 3편은 배신감을 느끼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일단 소재가 포커로 바뀌면서 결이 달라진 긴장감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서사의 허술함이 너무 뼈저리게 느껴진다. 인물들의 행동과 선택, 만남과 헤어짐에도 개연성과 끈끈함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클라이막스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의 수치가 낮은 것은 물론 그나마도 제대로 되지 않는 자기복제에 빠져들어 기시감 말고는 느껴지는 것이 거의 없다.

자기복제


두 번째는 '원 아이드 잭'이라는 부제에 걸맞아야 할 해당 캐릭터의 활약의 부재다. 누구나 기대했을 류승범의 활약은 사실상 <타짜: 원 아이드 잭>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고 주연인 도일출이나 팀을 구성하게 되는 다른 캐릭터들의 매력이 대단하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이미 많은 분들이 얘기하고 있듯 사실상 이번 영화의 주연은 우현이 연기한 물영감이라고 보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이렇듯 감정이 이입돼야 할 캐릭터들의 매력이 떨어지고 영화가 대놓고 대표격으로 내세운 애꾸 캐릭터가 대단히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스스로 무덤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모양새를 만든다.

류승범


결론적으로 <타짜: 원 아이드 잭>은 '타짜'라는 영광의 원제를 빌려 제대로 된 자기복제도, '원 아이드 잭'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활용해 이렇다 할 새로운 길도 개척하지 못한다. 어중간한 케이퍼 무비, 혹은 그나마 오락영화로 보기에도 부족한 이번 작품은 어느 모로 봐도 이름값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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