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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Sep 19. 2019

애드 아스트라, 우주적 로드무비

fresh review

Intro

로드무비는 기본적으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한 인물의 모험을 보여주는 영화 장르다. <애드 아스트라>역시 배경이 우주로 옮겨졌을 뿐 목적지를 향해 끈기 있게 나아가는 로드무비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대부분의 SF영화들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을 취한다. <그래비티>처럼 극사실주의를 추구하거나 <스타워즈>시리즈처럼 그야말로 풍부한 상상력을 펼치는 방식이 그것이다. <애드 아스트라>는 굳이 정의하자면 사실주의 쪽에 가깝지만 '가까운 미래'라는 오프닝의 전제를 기반으로 적지 않은 상상력이 가미되어있다. 특히 달이나 화성에 구축된 우주기지나 우주에서 펼쳐지는 총격전은 이것이 과학적으로 가능한지 아닌지를 떠나,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런 장면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 개연성을 뿜어낸다. 또한 우주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들 중 서사에 굳이 필요 없는 장면은 과감하게 스킵 해버리는 영화의 연출 방식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진 눈 높은 관객들을 배려한 듯 느껴져 오히려 긍정적이었던 것 같다.

개연성


이렇듯 적당히 준수한 연출과는 별개로 <애드 아스트라>의 서사적 흐름은 대단히 지루한 편이다. 대부분의 로드무비가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듯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로이도 마찬가지의 상황에 처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인물과 사건들은 로이에게 깨달음을 주기보단 장애물에 머문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렇다 보니 '우주'라는 공간에서 느껴질 수 있는 일종의 스릴과 액션시퀀스도 소모적으로 사용될 뿐 크게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123분이나 되는 로이의 여정에 집중할 수 있는 이유는 사실 원탑 주연인 브래드 피트의 영향력이 지대하다고 생각된다. 자신에게 벌어지는 상황에, 아버지에게 의문을 품고 끊임없이 고뇌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로이를 표현해내는 브래드 피트는 이런 것이 바로 짬에서 나오는 연륜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브래드 피트


결론적으로 <애드 아스트라>는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우주 배경의 SF영화들의 장점들을 조금씩 따온 연출과 브래드 피트의 훌륭한 연기가 합쳐진 우주적 로드무비다. 영화의 화면도 유려하지만 특히 결말 부분에서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123분의 우주적 모험이 무색할 만큼 소소하면서도 충분히 관객들의 공감을 살만하다. 하지만 정적이고 다소 지루한 흐름의 서사와 크게 얻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결말까지의 과정이 그 자체로 영화의 메시지라고 한다면 이해는 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버텨내기 어려운 여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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