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보다 먼저 태어난 아우
프로젝트는 보류했지만 놀지는 않았다. 저작권료 지불을 위한 돈을 모으는 동시에 index를 정식 도서로 출간하기 위해 출판사 등록을 진행했다. 처음엔 index 외에 다른 책을 만들 생각이 없었기에 당연히 출판사 이름도 index로 지으려고 했다. 출판사는 단순히 ISBN을 받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구청단위로 등록되는 상호명에 index가 이미 있었고 할 수 없이 현장에서 출판사 이름을 '색인'으로 변경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신의 한 수였다. 덕분에 index뿐만 아니라 사람까지도 '색인'하는데 전혀 위화감이 없게 되었으니 말이다.
출판사 등록을 마치고 자금을 준비하던 중 페이스북 친구인 김지윤 님의 피드를 보다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다. 자신에게 에세이가 있는데 책으로 한 번 내보고 싶다는 뉘앙스의 글이었다. 괜히 흥미가 돋은 나는 별생각 없이 '그럼 저랑 같이 한 번 해보실래요?'라고 댓글을 달았고 그것이 index보다 나중에 기획되었지만 먼저 세상으로 나온 마음연습의 시작이었다. index 창간호 출간기에 뜬금없이 마음연습이 등장하는 이유는 이 책이 닦아놓은 길이 index가 달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마음연습의 존재로 인해 색인출판은 한국영화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도 함께 색인하는 출판사가 되었다.
김지윤 작가님과 손유진 삽화가님의 귀중한 글과 그림이 들어간 마음연습은 index보다 늦게 기획되었지만 훨씬 더 빠르게 세상에 나왔다.
에세이집인 마음연습을 만들며 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리워드를 만들고, 배송을 하는 모든 과정을 겪게 되었다. 속도는 빨랐지만 index만큼이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특히 배송을 진행할 때는 퇴근 후 집에서 홀로 150권의 책을 손수 포장하고 배송하느라 정말정말 피곤했다. 펀딩으로 인한 판매가 끝난 후에는 처음으로 독립서점 두 곳에 책을 입고하는 영광스러운 과정도 진행해보게 되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며 index가 세상에 나올 때 어떤 방식으로 나와야 할지 조금씩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때마침 내가 기준으로 잡아두었던 제작비도 거의 다 준비되고 있었다. 지금까지 총 200권이 넘게 팔려 당분간도 색인출판 1위 베스트셀러를 유지할 마음연습이 앞서 간 길이 있었기에 index는 조금 더 수월하게 준비될 수 있었다.
출판사를 등록했다고 하면 대부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지만 사실 등록 자체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출판사는 신고제여서 본인이 출판사를 내고 싶은 곳의 부동산을 임대, 혹은 소유하고 있는 지역 관할 구청에 가서 몇만 원의 신고비만 내면 등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