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GV시사회

그리고 윤가은 감독님

by 정세현

펀딩이 종료되고 배송까지 끝내고 나자 index 펀딩에 황정원 작가님의 엽서와 함께 포함되었던 또 하나의 리워드, 윤가은 감독님과 함께하는 <우리들>의 GV(Guest Visit)시사회가 남았다.


사실 <우리들>을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이벤트는 index를 처음 기획할 때부터 어렴풋이 생각했던 리워드였다. 영화를 보고 책을 산 사람들, 책을 사고 영화가 궁금해진 모두에게 영화관에서 <우리들>을 다시 보는 것만큼 의미 있는 리워드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들>의 각본을 쓰고 연출하신 윤가은 감독님을 모시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기적처럼 일어났고 당일 질의응답을 진행해야 하는 나는 당연히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GV시사회가 열리는 날은 윤가은 감독님의 차기작인 <우리집>이 개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고 감독님은 차기작 홍보로 바쁘신 와중에 시간을 내주신 상황이었다. 나는 집에서 <우리들>을 재관람하고 <우리들>과 관련된 온갖 인터뷰와 기사를 뒤지며 가장 좋은 질문이 뭘까 수없이 고민했다. 당일날 시사회에 오는 50여 명의 관객들 중 일부는 나보다 <우리들>을 더 많이 봤을 것이고 일부는 처음일 것이었다. 나는 심사숙고하여 가장 보편적으로 나올 수 있는 질문과 내가 찾아본 인터뷰와 시사회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질문들을 적절히 섞었다. 그리고 우리들 공식 포스터를 고급지에 인쇄하고 관객 명단을 몇 번이나 확인했다.


시사회 당일날은 다소 후덥지근하고 비가 내렸다. 날씨 때문인지 원래 오기로 했던 사람들이 다 오지는 않았지만 40여 명의 인원이 모여 <우리들>을 함께 관람했다. 나는 시사회 준비와 감독님 맞이로 영화의 초입과 끝부분을 보지 못했음에도 또 다른 감상이 들어 당일날에도 질문을 몇 가지 추가했다. 그리고 드디어 감독님을 마주하고 영화가 끝나기 전 10분 정도의 여유시간이 있었다. 감독님은 마치 원래부터 알았던 사람처럼 반갑게 인사해주시고 미리 받아보셨던 index에 대한 칭찬과 감사를 전해주셨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촬영이 끝난 후 자신이 직접 만들어 제작진에게만 돌렸던 그야말로 '스페셜'굿즈인 <우리들>머그컵을 쥐어주시며 정말 몇 개 남지 않았는데 다행히 재고가 있어서 하나 드린다며 내 손에 쥐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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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봐도 너무 이쁜 컵이라 평소에 쓰고 싶지만 혹시라도 깨질까 고이 모셔두었다.


이후 30여분의 질의응답은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 질문까지는 조금 떨렸지만 그 뒤로는 크게 긴장하지 않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감독님이 너무 편하게 대해 주시고 유창한 답변을 들려주신 덕분에 나 또한 진심으로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배우들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진심으로 즐겁게 웃고 떠들었던 황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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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서 잘 안보이지만 왼쪽이 나, 오른쪽이 윤가은 감독님이시다. 시사회는 큰 문제없이 다 좋았는데 하필이면 이 때 내가 불을 켜지 않고 GV토크를 진행해서 제대로 남은 사진이 없다..


인생에서 가장 짧고 아쉬운 30분이 지나고 시사회 진행은 처음인 나의 미흡함으로 감독님은 의도치 않게 관객들의 사인 요청에 둘러 쌓이셨다. 하지만 전혀 당황하거나 싫은 내색 없이 영화관 앞 테이블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의 index와 엽서에 사인을 해주셨고 자신도 index에 필진들의 사인을 받고 싶다면 현장에 참석했던 필진들의 사인을 받으셨다.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돌아가시기 전에도 몇 번이나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던 것이 기억에 깊게 남는다. 감독님의 감사를 받으려는 마음도, 시사회에 초대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없이 시작했던 프로젝트였지만 index는 기대치를 넘어서는 경험을 선사했다. 그날 현장에 함께했던 40명의 관객들, 그리고 윤가은 감독님의 감사와 작은 머그컵은 index의 존재 의미가 있음을 증명해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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