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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Oct 10. 2019

제미니 맨, 평작 목에 액션 목걸이

fresh reivew

Intro

운동을 할 때는 밸런스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반찬을 먹을 때는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팔 운동만 하거나 시금치만 먹는다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제미니 맨>의 서사는 킬링타임 액션영화들의 클리셰와 근미래 SF영화들의 클리셰, 그 어디쯤을 질척이며 헤맨다. 이야기를 뭔가 그럴싸하게 만들고 싶은 건 알겠는데 별로 길지도 않은 러닝타임 동안 등장인물들의 설명도 태부족한 판에 이상한 음모들을 앞뒤로 쑤셔 넣어둔 모양새다. 이렇다 보니 주인공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캐릭터가 만들어지지도 않은 채 이리저리 휘둘리며 소모되고 그들이 내뱉는 대사는 전혀 와닿지가 않는다. 더 문제인 것은 이안 감독이 영화 속 캐릭터들을 감정과다 상태로 이끌고 간다는 사실이다. 캐릭터 자체도 깊이가 부족하고 서로 간의 관계도 만들어지지 않은 가운데 과한 감정만 표출하는 캐릭터들을 보고 있는 관객들은 도대체 이 상황이 왜 일어나고 있는지 어안이 벙벙하다.

뭐야..


이야기를 보고 있기는 힘들지만 큰 화면으로 <제미니 맨>의 액션을 보는 것은 그나마 가치가 있다. 두 윌 스미스의 오토바이 추격신이나 맨손 액션은 다이나믹하고 현실감 넘치는 연출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액션씬의 분량이 기대보다 적은 것은 아쉽지만 중간중간 폭발하듯 뿜어져 나오는 윌 스미스의 액션 연기는 분명히 확인할만한 가치가 있다. 한 편의 완성도 있는 액션영화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실망하겠지만 윌 스미스가 선보이는 시원시원한 액션을 기대하는 분들이라면 그 부분에서 어느 정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액션


그럼에도 내 생각에 <제미니 맨>은 평작의 목에 액션이라는 화려한 목걸이를 건 작품인 것 같다. 인트로에서도 말했다시피 영화라는 콘텐츠는 한 가지만 압도적으로 훌륭해서는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지 어렵다. <제미니 맨>의 액션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나는 누군가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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