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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Oct 21. 2019

날씨의 아이, 무겁지만 따뜻한

fresh review

Intro

좋게 말하면 신카이 마코토의 색깔이 담뿍 담겨있고, 나쁘게 말하면 끝없는 자기복제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어느 쪽이든 당신이 신카이 마코토의 전작을 좋아했다면 <날씨의 아이>도 싫어할 순 없는 작품이다.


'신카이 마코토'라는 이름만으로 <날씨의 아이>가 궁금해졌다면 당신은 충분히 이 작품에서 마음에 드는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10대 소년, 소녀의 풋풋한 연애 감정, 여전히 어마 무시한 전매특허 배경작화, 클라이막스에서 사정없이 쏟아붓는 감정 폭탄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등장하며 관객들의 감정을 소몰이하듯 몰아간다. 도쿄라는 배경 도시는 물론 약간의 무속신앙이 섞인 현실 바탕의 판타지 세계관도 여전하다. 이처럼 다양한 요소들이 이 영화가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임을 외치지만 무엇보다 그의 인장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영화 전체를 감싸 안는 '따뜻한'감정이다. 등장하는 인물과 주변 사람들, 그리고 이야기의 결이 참으로 따뜻하다. 어쩌면 이 감정이 신카이 마코토만의 감성을 만들어내는지도 모르겠다.

따뜻함


하지만 국내에서 대성공을 거뒀던 전작, <너의 이름은>을 기대하고 간다면 조금은 실망할 여지도 충분하다. <너의 이름은>이 화사하고 통통 튀었다면 <날씨의 아이>는 전반적으로 무겁고 어둡다. 특히 비 내리는 도쿄의 모습은 처음엔 아름답지만 끊임없이 내리는 비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괴기스러운 느낌마저 풍긴다. 기본적으로 '비'라는 소재가 내포하는 무게감도 그렇지만 주연인 호다카와 히나는 여러모로 어두운 면을 가진 주인공들로 서사의 지향점을 마냥 하이틴 로맨스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도 전작과는 큰 차이점이 생긴다. 덕분에 영화가 끝난 후에 상큼한 여운이 남기보다는 다소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

무거움


결론적으로 <날씨의 아이>는 신카이 마코토만의 장점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전작들에 비해서는 다소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내포하는 작품이다. 여전히 신카이 마코토를 아는 사람에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한 번쯤 권해볼 만한 완성도를 지니고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하지만 몇몇 요소들이 다소 마니악하고 주인공들의 나이가 10대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작에 비해 적지 않은 대사들이 다소 유치하게 들리거나 오글거린다는 점은 관객들의 호불호를 가를 수 있는 지점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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