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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SF영화의 클래식 중 클래식인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1984년 제임스 카메론의 손에서 처음 태어나 무려 5편의 속편을 양산해냈다. 하지만 1편만 한 속편 없다는 오랜 격언처럼 터미네이터 시리즈 역시 2편 이후로는 이렇다 할 호응을 얻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팬들도 지쳐가던 즈음, 1, 2편의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과 각본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 대한 소식은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데드풀>을 연출했던 팀 밀러 감독의 이번 영화 합류는 아놀드 슈왈제네거나 린다 해밀턴의 합류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된다. 팀 밀러는 2,000억이 넘는 제작비를 장면 장면마다 알차게 눌러 담는다. 덕분에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전작들과는 물론 비슷한 류의 액션영화들과 비교해도 최고 수준의 스케일과 화려한 액션으로 가득 차있다. 특히 맨손부터 총기, 탈것 등 다양한 유형의 액션이 골고루 섞여있는 이번 작품은 시리즈의 기존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구간도 마련한 동시에 전작들을 모르는 관객이 보더라도 '이런 게 액션 블록버스터지!'라고 할만한 파워풀한 볼거리를 풍성하게 갖췄다.
액션 블록버스터로서의 역할만으로도 이미 관람 가치는 충분하지만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진정한 가치는 역시 기존 팬들이 기대하는 2편 이후의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서사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무려 28년 만에 사라 코너 역으로 돌아온 린다 해밀턴과 여전히 터미네이터를 떠올릴 때 빼놓을 수 없는 시리즈의 기둥,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존재 자체로 영화의 서사에 깊은 결을 만들어낸다. 한편 새롭게 합류한 그레이스 역의 맥켄지 데이비스는 초반부터 강렬한 액션을 선보이며 영화에 빠르게 녹아드는 듯 하나, 대니 역의 나탈리아 레이즈는 상대적으로 부여된 역할 자체가 정적인 편이다 보니 겉도는 느낌이었다.
결론적으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전편의 시나리오를 적당히 이어낼 뿐 아니라 폭발적인 액션도 선보이며 기존 팬과 그렇지 않은 관객 모두를 위한 속편이다. 물론 1, 2편의 이야기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100% 즐기기엔 어려운 면이 있고, 기존 시리즈의 팬이더라도 서사에 완벽히 만족하기는 힘들만한 허점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신구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동시에 모든 아쉬움을 엎어버릴만한 액션을 더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외면하기 힘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