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인 더 스카이, 하나의 눈, 다양한 생각

column review

by 정세현

Intro

전쟁이란 가장 빠르고 명확한 결정을 필요로 하면서도 필요 이상으로 많은 상황과 파급효과를 예측해야만 하는 일이다. 아이 인 더 스카이는 관객 모두를 생생한 전쟁 한복판으로 초대한다. 영화는 어떤 한쪽을 강요하거나 밀어붙이지 않는다. 사실과 과정을 조용히 스크린에 올려둔다.


긴장감, 관객을 압도하다

아이 인 더 스카이는 마구 쏘고 죽이는 전쟁영화가 아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공간은 매우 제한되어 있고 심지어 한두 명을 제외한 모든 등장인물들은 처음 영화가 시작하는 장소에서 움직이지조차 않는다. 하지만 아이 인 더 스카이는 전쟁영화에서 새로운 긴장감을 선사하는 방법을 만들어 낸 듯 싶다.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은 다음 장면을 기다리느라 애가 탄다. 시사회에서는 특정 장면에서 동시에 탄식이 흘러나올 정도로 공감도 또한 뛰어났다. 실로 놀라운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사용하는 아이 인 더 스카이는 없어도 되는 부분은 과감히 버리고 담백하게 서사를 끌고 감으로써 긴장감의 선이 느슨해지는 구간을 깔끔하게 없앤다.

아2.jpg 전쟁영화의 기본요소!


주연, 다양성 영화의 틀을 깨트리다

헬렌 미렌과 앨런 릭먼이 전쟁영화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스크린 속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그들이라서 그랬는지 둘의 만남은 당연히 그래야 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특히 영화 전반의 흐름을 끌고 가는 헬렌 미렌의 카리스마는 가히 압도적이다. 은근히 액션 영화가 필모에 많은 분이어서 그런지 배역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45년 생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포스를 풍기는 헬렌 미렌은 아이 인 더 스카이가 다양성 영화 그 이상으로 도약하게 만든다.(할머니 오래 사세요..) 한편 얼마 전 안타깝게도 생을 마감한 앨런 릭먼은 예의 그 능청스러움과 함께 여전히 빛나는 연기력을 과시한다. 그의 유작이기도 한 아이 인 더 스카이에서 장군으로 출연하는 앨런 릭먼은 헬렌 미렌과 함께 훌륭하게 영화의 중심을 잡는다.

아이.jpg 멋진 할머니,


이야기, 원석을 던지다

아이 인 더 스카이의 주제는 상당히 무겁다. 서방의 여러 국가들이 타 지역에서 무인기와 첨단 장비를 통해 작전을 진행하며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다루는 영화는 결코 유쾌하게 볼 만하지 않다. 영화에는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직책의 책임자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서로 결정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부단히 도 노력한다.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는 자국, 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 일련의 과정 속에는 무수한 정치적, 경제적, 심리적 요인들이 작용하게 되고 영화는 아주 영리하게도 이 모든 상황을 유려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필자와 관객들 또한 영화를 관람하며 수차례 웃음을 터뜨렸는데 개인적으로 아이 인 더 스카이의 강점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된다. 이토록 무거운 주제의 영화에서 나오는 웃음, 그렇다고 영화가 엉뚱하거나 전혀 현실적이지 못하냐, 하면 그렇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습다. 그 상황과 결정이 우습다는 것이다. 그토록 상식적이지 않고 현실적이지 않은 결정들이 실제로 내려지고 있는, 그래서 더 슬픈 전쟁의 현실을 스크린에 '조용히' 올려두는 아이 인 더 스카이는 커다란 이야기의 원석을 던진다. 가공되지 않은 이야기, 관객들이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의 형태로.

아3.jpg 의외로 터지는 웃음,


결과, 모두의 패배

결론적으로 필자가 영화 속 이야기의 원석을 깨 나가며 내린 결론은 전쟁에서 승자는 없다는 것이었다. 서방 어딘가의 상황실에 앉아있는 장군도, 군인도, 정치인도, 무인기 조종사도, 현장에서 희생되는 민간인도, 테러범들도 누구 하나 승리하지 못했다. 누군가를 죽이면 누군가는 승리한 걸까? 전쟁은 마치 물리 법칙과 같아 보인다. 벽으로 1의 힘을 가하면 내가 느끼지 못하지만 나에게도 1의 힘이 가해지고 있듯, 내가 누군가를 죽인다고 해서, 내가 살아있다고 해서 과연 내가 승리했다고 할 수 있을지, 아이 인 더 스카이는 무인기가 보여주는 하나의 시각을 통해 영화 속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보여줄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도대체 승자는 누구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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