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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Jan 02. 2020

미드웨이, 액션만은 인정

fresh review

Intro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용어를 만들어 낸 감독이 스티븐 스필버그라면 그 단어 자체가 된 남자는 아마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아닐까 싶다. <미드웨이>역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가장 잘 하는 것들이 담뿍 담긴 영화다.


태평양 전쟁 당시 전쟁의 향방을 바꾸는 전투였던 미드웨이 해전을 모티브로 삼은 <미드웨이>는 136분 동안 아낌없이 모든 것을 폭발시킨다. 영화의 제목은 '미드웨이'지만 사실상 진주만부터 태평양전쟁의 종식까지를 모두 다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는 실제 전투에 참여했던 전함과 항공모함은 물론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전투기들의 끊임없는 전투씬을 통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헐리웃 최고 수준의 CG와 파괴지왕,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만남은 '역시나'라는 말을 내뱉기에 충분했다. 무지막지하고 화끈한 해상전투를 기대한다면 <미드웨이>는 그 요소를 충분히 만족시킬만하다.

액션


하지만 <미드웨이>의 명백한 한계점은 앞서 소개한 액션을 빼면 이 영화가 너무나 공허하다는 것이다. 영화가 주연으로 내세우는 배우들은 대부분 이렇다 할 드라마도 없을뿐더러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다. 얼굴만 보면 알법한 유명 배우들이 조연으로 대거 출연하지만 단타성으로 소모될 뿐 이야기에 큰 감동을 더하지 못한다. 러닝타임이 2시간 하고도 15분이나 되지만 태평양 전쟁을 요약정리하듯 흘러가는 영화의 서사는 이야기를 따라가기에도 버거울 뿐 아니라 모든 전투와 이야기가 요약된 나머지 깊이를 잃어버렸다. 이렇다 보니 사실적이고 화려한 전투들은 영혼 없이 눈과 귀를 울릴 뿐 이것을 하나의 영화라고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공허


결론적으로 <미드웨이>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특장점이 잘 발화된 화려하고 멋진 전쟁영화라고 말할 수는 있겠으나 서사적으로 음미할 수 있는 여지나 드라마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영화가 어떤 분야에 특화되어 있는가는 좋고 나쁨으로 평가하기 애매한 부분이기에 내가 화려한 전쟁액션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다면 <미드웨이>도 분명히 나쁜 선택지는 아닐 것이다. 단지 나는 수많은 전투기가 총알을 난사하는 상황에서도 졸음을 이기기 어려웠다는 것만은 말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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