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2, 잘 만든 치킨 같은 영화

fresh review

by 정세현

Intro

국가대표는 참 괜찮은 영화였다. 그래서 필자는 국가대표2가 전작의 명성을 빌려 쓰려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감상한 후에 이 영화에 이 제목보다 어울리는 제목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가 개봉도 하기 전에 얘기한다. 기시감이 너무 커, 스토리가 뻔해 보여, 엄청 유명한 배우가 있는 것도 아닌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다 맞다. 틀린 말은 없다. 그래서? 앞선 이유들로 지나치기에 국가대표2는 아까운 영화다.


국가대표2는 한국 최초 여성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팀의 이야기를 다룬다. 어디까지가 실화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국가대표1의 스키점프 팀만큼 열악하게 시작했던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영화는 이런 기본 설정부터 충실하게 한국식 스포츠 영화의 틀을 밟는다. 영화의 초중반에는 특히 영화 '우생순'이나 '코리아'가 많이 겹친다. 부족한 환경과 인물들로 시작한 국가대표팀이 결국 일단의 성과를 올리는 이야기의 틀은 한치의 오차도 없을 정도로 정확히 한국산 스포츠물이다. 하지만 국가대표2는 기시감의 늪이나 식상함의 덫에 쉽게 빠지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영화가 소리치는 것 같았다. 익숙한 게 나쁜 거야? 익숙하고 당연하게 재밌으면 되지! 개인적으로 국가대표2의 도전은 유의미하진 않아도 깊이가 없지는 않다. 우리 모두 피자가, 치킨이 원래 아는 맛이라서 안 먹는 사람이 있나? 똑같은 치킨, 피자도 더 맛있게 잘 만드는 집이라면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그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영화라고 왜 매번 새로워야 하나, 국가대표2는 잘 만든 치킨이다.

국2.jpg 아는 맛이지만 맛있음,


이런 영화에 캐릭터가 죽는다면 사실상 끝이다. 국가대표2에는 적지 않은 주연급 배우들이 등장한다. 수애와 오연서는 극 중 분위기를 대부분 책임지는데 특히 수애의 경우 영화 '감기' 이후 간만의 스크린 산책에서 녹슬지 않은 연기력을 뽐낸다. 탈북자 역을 연기하며 북한어의 구사도 꽤나 자연스럽고 대부분의 감정선을 연기하면서도 어색하지 않고 역시 눈물연기는 수애라는 느낌을 준다. 한편 오연서와 김예원, 진지희의 연기도 칭찬할 만 하지만 특별히 김슬기의 연기는 압권이다. 영화 초반부터 등장하며 씬을 도둑질해가는 김슬기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특유의 캐릭터적 매력을 발산하며 영화에 웃음 포인트를 첨가한다. 마지막으로 오달수는 필요할 땐 묵직하게 때론 가볍게 자신이 왜 1000만 요정인지를 증명한다.

국5.jpg 충실한 캐릭터들,


결론적으로 국가대표2는 뻔하지만 좋은 영화다. 스포츠 영화가 줄 수 있는 재미, 카타르시스, 그리고 감동까지 국가대표2는 뻔함과 함께 갖춰야 할 덕목도 빠짐없이 갖췄다. 특히 꼭 언급하고 싶은 국가대표2의 장점은 빠른 서사 전개와 놀라울 정도로 수준 높은 연출이다. 마지막 부분에 조금은 끄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영화는 이야기를 풀어야 할 부분에서 막힘없이 전개를 풀어나간다. 또한 일반 국민들에게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아이스하키라는 종목의 경기를 놀라울 정도로 맛깔나게 보여줌으로써 스포츠 영화가 가져야 할 필수 덕목을 챙긴다. 따끈따끈하고 양념까지 잘 올려진 치킨, 좀 아는 맛이면 어떤가, 맛있으면 그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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