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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Oct 22. 2021

듄, 웅장하고 아름답지만

fresh review

시리즈 영화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1편이 너무 잘 되어서 시리즈가 되는 경우와 처음부터 시리즈로 기획된 경우다. <듄>의 경우 정확히 후자에 해당하는 영화고 그에 따른 단점도 명확하다.


기본적으로 <듄>은 드니 빌뇌브의 역량이 훌륭하게 빛나는 영화다. 인물 사이의 긴장감이 흐르는 장면부터 상당한 규모의 액션장면은 물론 간혹 왜 있는지 모르는 장면조차도 연출적인 디테일이 뛰어나다. 155분간 화면을 채우는 거의 모든 장면들은 웅장하거나 아름답거나 혹은 둘 다를 충족한다. 제작비 1,953억이 투자된 영화에서 그게 뭐 그렇게 어렵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일수록 스케일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는 점은 수많은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몸소 증명해왔기에 <듄>은 이 부분에서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하다. 드니 빌뇌브의 이전 작품들에서도 유독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음향효과 또한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리듬감과 색채가 상당히 절제된 상태에서 효과적인 음향의 활용은 절묘한 한 수였다고 평가할만하다.

디테일


하지만 큰 단 점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이유가 무엇이든 지루하다는 점이다. 대서사시의 첫 번째 영화로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 점이 155분이나 되는 영화가 지루해도 된다는 이유가 될 수 있을까? 단순히 많은 얘기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편집의 리듬감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도 지루함을 배가하는 요소 중 하나다. 그것이 감독의 '의도'이든 '특징'이든 상관없이 그렇다. 두 번째로 많은 점들이 불친절하다. SF의 특성상 대단히 많은 설정이 등장하는데 어느 것 하나 명쾌하게 설명되는 지점이 없다. 그나마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한두 가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정도? 이렇다 보니 단순히 영화가 어렵고 쉬운 것을 넘어서 와닿지가 않는다.

단점


결론적으로 <듄>은 드니 빌뇌브의 장점이 잘 발현된 SF 대서사시의 첫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호불호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냐고 묻는다면 선뜻 답하기는 어려운 영화다. 그럼에도 위에 나열된 단점들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면 영화관에서 감상하는 것이 좋을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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