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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Dec 22. 2021

매트릭스: 리저렉션, 속편의 나쁜 예

fresh review

1999년 처음 등장한 <매트릭스>시리즈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SF영화 삼부작이자 가장 완성도 높았던 삼부작이라고 평가해도 과하지 않을 만큼 압도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리즈물의 속편을 제작하기로 작정했다면 이것보단 더 나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큰 명성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당연하게도 오리지널 삼부작의 주인공들이었던 네오와 트리니티가 어떻게 매트릭스에 다시 돌아왔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역량을 소모한다. 문제는 영화 전체가 '개연성'을 만드는데 몰두하다 보니 정작 147분이나 하는 이 속편이 왜 18년이 지난 지금 등장해야 했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그렇다고 완벽한 개연성을 부여했는지도 의문스럽다는 점, 영화 중간중간 익숙한 얼굴들이 다수 등장하고 오리지널 삼부작의 팬들이라면 꽤나 울컥할만한 장면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들만으로 이 속편의 존재 이유가 설명되진 않는다.

이유


'매트릭스'를 떠올렸을 때 당연히 따라오는 꼬리표, 혁신적인 액션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액션'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혁신'은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 액션의 절대량이 부족하거나 컴퓨터 그래픽이 부자연스럽진 않다. 하지만 많은 관객들이 '매트릭스'에 기대하는 액션은 이 영화에 없다. 누군가는 가혹하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18년 동안 관객들의 눈은 높아졌고 어떤 영화도 이 사실을 피해 갈 순 없다. 심지어 한때 많은 영화들이 영향을 받았던 '매트릭스'의 액션신이라면 당연히 본인의 태생에서 생기는 압박감을 이겨내야만 한다.

액션


결론적으로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과거의 영광을 함께했던 주연배우들의 추억 팔이 액션 영화 이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내용 자체가 말도 안 되거나 액션이 형편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18년 전에 개봉한 3편의 영화를 모르고도 더 나은 스토리와, 더 멋진 액션을 가진 영화들을 얼마든지 고를 수 있다. '나쁘지 않은'이 이번 매트릭스를 설명하는 형용사라면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나쁜' 속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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