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맑은구름 Dec 16. 2021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마블의 적자

column review

Intro

마블의 인피니티사가가 종료된 후 새롭게 합류한 영웅들은 매력도에 있어서도, 영화적 완성도에 있어서도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2016년 <캡틴아메리카: 시빌 워>부터 함께했던 '원년 멤버' 스파이더맨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거웠을 것이다.

_

*이번 리뷰는 중간부터 스포일러가 존재하는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중간 경고문구를 확인해 주세요!


우리가 알던 마블의 귀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마블의 진정한 적자(嫡子)라고 불릴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짜임새와 리듬감을 두루 갖춘 액션, 캐릭터성을 백분 활용한 메시지의 전달이 그것이다. 마블 히어로 영화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액션 블록버스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톰 홀랜드 주연의 스파이더맨 영화는 2017년 첫 등장부터 이 정체성을 숭배하다시피 지켰고 이번 3편에서도 어김없이 본인들의 흔들림 없는 신념을 화면에 표현해낸다. 스파이더맨의 캐릭터성은 또 어떤가? 관객들은 5년간 스크린을 누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스파이더맨'이라는 영웅의 마음을 이해하고 사랑한다. 그리고 마블은 지금껏 자신들이 가장 잘 해왔던 일, 다채롭고 견고하게 쌓아올린 캐릭터성을 활용한 메시지의 전달을 다시 한번 이뤄낸다.

돌아온 마블


가장 진보한 액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지금까지 개봉한 모든 마블영화 중에서도 가장 진보한 액션 장면들을 선보인다. 스파이더맨과 빌런들,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합을 이뤄 펼쳐내는 액션신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영화를 '팝콘 영화'라고 부르기 미안할 정도다. 만약 팝콘이라면 아마도 고메버터와 트러플오일이 들어간 팝콘이어야 합당할 것 같은 느낌, 그 정도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액션 장면은 맛깔나고 훌륭하다. 신선함과 클리셰를 적절히 섞어내는 능력, 148분의 러닝타임 중 액션의 분량 조절 능력, 클라이막스가 서사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클라이막스가 되게 하는 능력도 혀를 내두르게 한다.

돌아온 액션

*경고문구*

*아래 문단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기대와 우려를 연료 삼아

마블 영화들이 개봉전부터 다양한 루머에 시달리는것이 하루이틀은 아니었지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만큼 그 진통이 심했던 영화도 없는 것 같다. 결과만 놓고 보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막대한 기대와 우려에 잠식되지 않고 오히려 이것들을 연료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소위 '샘스파', '어스파'로 불리는 역대 스파이더맨이 한자리에 모였고 그에 맞춰 빌런들이 대거 등장하며 이번 스파이더맨 영화는 그간 마블 딱지를 달고 등장했던 스파이더맨 영화 중 규모로 보나 의미로 보나 감동으로 보나 모든 수치를 경신했다. 물론 그들의 '등장' 만으로도 마블팬들의 눈시울을 붉히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마블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역대 스파이더맨들의 특징을 하나로 모아 결국 '스파이더맨'이라는 영웅의 정체성을 완벽에 가까운 방식으로 전달했다는 것에 의의를 둘 수 있다.

수치 경신


마블의 적자

결과적으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모든 면에서 마블의 진정한 적장자라고 할 수 있는 면모를 갖췄다. 액션, 서사, 팬들을 위한 선물까지 많은 관객들이 사랑했던 마블의 장점들이 이 영화에 꾹꾹 눌러 담겨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완벽한 영화인 것은 아니다. 등장인물의 숫자가 많다 보니 캐릭터 간 분량 조절이 충분히 안정적이지 못한 점, 감동을 만들기 위해 루즈해지는 구간도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무엇보다 스파이더맨과 마블의 팬들에게 추천하기에 이만한 영화가 없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돈 룩 업, 싱싱한 재난영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