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 비욘드, 한계를 넘어서다

column review

by 정세현

Intro

J.J 에이브럼스에 의해 새롭게 시작된 스타트렉 시리즈의 3번째 작품, 스타트렉 비욘드는 SF 어드벤처물이 가져야 할 모든 요소를 갖췄다. 에이브럼스 제작에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감독 저스틴 린이 합류했으니 볼거리 하나는 제대로 풍성하고, 1편과 2편에 비하면 스토리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이 정도의 우주여행이라면 보고만 있어도 황홀하다.


그래픽, 지구의 수준을 넘다

지금까지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영화는 많았다. 영화 <아바타>의 경우 지금껏 본 적 없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스타트렉 비욘드>를 보면서 필자는 감탄을 연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토록 디테일하고 멋지고 아름답고 그러면서도 지금 보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모두 초록색 벽이라는 사실을 1도 인지하지 못하고 영화를 볼 수 있게 만드는 감독의 능력이 너무나 놀라웠다. <스타트렉 비욘드>의 그래픽과 기술력은 영화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서포트한다. 기술이 컨텐츠를 온전하게 하는 지점, AR, VR까지 갈 필요도 없다. 비욘드는 이미 그 지점이다.

ㅅ2.jpg 이미 그 지점,


어드벤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다

나는 대단한 <스타워즈>의 팬이거나 트래커(스타트렉의 팬들을 부르는 애칭)는 아니지만 굳이 비교를 하자면 <스타트렉>은 <스타워즈>보다 우주 어드벤처물에 훨씬 가깝다. 이야기의 구조부터가 그러한데, <스타워즈>가 대를 이어 다크포스를 물려받은 사람들과 제다이들의 전쟁을 다루는 서사시라면 <스타트렉>은 끝없이 숨겨져 있는 우주의 저 어딘가를 탐험하는 대원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있어서 개인의 취향은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필자는 이번 <스타트렉 비욘드>가 본연의 임무에는 100% 충실했다고 여겨진다. 알 수 없는 존재로부터의 습격, 그리고 탈출과 반격까지 영화는 우주 어드벤처가 어떤 것인가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지루할 틈도 루즈할 틈도 없이, 마치 자기가 어디로 가야 할지 명확하게 아는 달리기 선수와 같이 달린다.

ㅅ3.jpg 열심히 달린다!


배우들, 대원이 되다

크리스 파인이 2009년 스타트렉 리부트 첫 편에 합류할 때는 이 배우가 이토록 커크 선장에 어울릴지 몰랐다. 하지만 크리스 파인은 이제 누구보다 제임스 T. 커크 선장이다. 수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이번 시리즈에서도 파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시리즈의 분위기 전체를 이끄는 느낌. 사이먼 페그나 조 샐다나, 재커리 퀸토와 칼 어번 등 다수의 조연들 또한 전작에 이어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인다. 배우들 모두 시리즈를 거듭하며 더욱더 엔터프라이즈호의 대원이 되어가는 느낌. 이번 시리즈의 악역인 크롤 역의 이드리스 엘바는 사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기도 한데, 악역으로서의 존재감이 전편 다크니스의 베네딕트 컴버비치에 미치지 못하며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의 활약을 위한 병풍으로 머무는 느낌이었다. 한편 시리즈에 꾸준히 출연하며 매력을 뽐내던 안톤 옐친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나며 이 작품이 유작이 되었다.

ㅅ5.jpg 배우야 대원이야?


스타트렉, 그 이상

결론적으로 스타트렉은 시리즈물이 빠질 수 있는 함정들을 영리하게 피해가며 멋진 3편을 선보인다 물론 예고편에도 나오듯 엔터프라이즈호가 박살 나며 스타트렉 팬들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주는 부분이나 스토리가 전편들에 비해 빈약한 부분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하지만 <스타트렉 비욘드>는 스타트렉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의 정점을 선사하며 기존 팬들과 신규 팬들 모두에게 놀라움을 선사한다. 특히 영화 마지막 부분은 50년이 넘은 이 시리즈의 앞날이 지금까지 보다 더 밝을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심어준다. J.J 에이브럼스에 의해 되살아난 스타트렉은 저스틴 린의 손에서도 그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관객들은 과연 다음 편에서 스타트렉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는 일만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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