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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Feb 20. 2022

언차티드, 광어 맛 나는 돌돔회

fresh review

광어가 횟감으로 절대 나쁜 물고기는 아니다. 하지만 돌돔에 비하면 광어는 비교적 평이하고 무난한 횟감이 될 것이다. 톰 홀랜드와 마크 월버그를 캐스팅했다면 <언차티드>는 최소 돌돔으로 회를 친 것 같은 맛이 날 수 있는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광어향이 풍긴다.


기승전결 뚜렷하고, 볼거리도 준수하고, 영화적 개연성만 조금 양보한다면 스토리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치고 성공한 영화가 거의 없다는 점까지 생각한다면 꽤 괜찮은 팝콘영화다. 무엇보다 격투씬과 하이라이트 액션씬의 쫄깃함이 퍽 기억에 남을 정도였으니 결코 박한 평가를 내릴 만하진 않다. 하지만 초반 빌드업이 약해도 너무 약하다는 점이 가슴 아프다. 게임 플레이 경험의 유무는 차치하더라도 톰 홀랜드가 연기하는 네이선과 마크 월버그가 연기하는 설리의 캐릭터가 관객들에게 충분히 이해되기에는 절대시간도 그럴싸한 이벤트도 태부족이다. 두 캐릭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다 보니 그들이 하는 행동, 내리는 결정에 관객들이 느끼는 빈틈이 너무 크다.

액션은 합격


이렇다 보니 두 주연이 열심히 대화하고 굴러다녀도 감흥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다. 티키타카도 우리가 마음 붙이는 캐릭터가 주고받아야 재미가 있고 공감이 가는 법인데 네이선과 설리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좀체 어떤 캐릭터인지도, 둘 사이에서 튀는 케미도 와닿지가 않는다. 분명히 헐리웃 톱 배우인 톰 홀랜드와 마크 월버그는 화면 속을 누비는데 저 배우들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력이 많이 부족한 느낌은 아닌데, 이렇게 캐릭터 색을 완벽하게 빼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일 수 있겠다.

캐릭터는 불합격


결론적으로 <언차티드>는 돌돔과 감성돔 가져다가 광어회 맛나게 만들어 낸 액션영화다. 분명히 장르적 본분인 액션과 그럴싸한 배경은 가지고 있다. 심지어 A급 배우들도 있다. 그런데 맛은 이토록 무난하니 딱히 감탄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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