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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Sep 08. 2022

공조2: 인터내셔날, 안전지대에 머문 속편

fresh review

예측 가능하고 불안함을 느끼지 않는 영역을 안전지대, 소위 '컴포트존'이라고 부른다. 안전지대에 머무는 것을 틀렸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사람도 영화도 이 안전지대를 벗어나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


780만 관객이 관람한 전편을 가진 <공조2: 인터내셔날>은 1편이 구축해둔 판은 확실히 활용하되 1편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정도로 이야기를 쌓아 올린다. 기존의 주인공 현빈과 2편에서 새롭게 합류한 다니엘 헤니의 피지컬을 백분 활용하는 액션, 현대적인 소품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이석훈 감독의 연출력은 칭찬할만하다. 1편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던 윤아의 활약은 자칫 퍽퍽한 분위기로 흐를 수 있는 영화의 감정선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마지막으로 등장인물이 늘어나며 서사는 다소 산만해졌지만 유해진의 노련한 연기와 진선규의 묵직한 악역 연기는 영화가 길을 잃지 않도록 잡아준다.

장점


1편보다 특별히 부족한 점도, 나빠진 점도 없기에 <공조2: 인터내셔날>은 썩 성공적인 속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악역과 인물들이 추가되었음에도 서사의 틀이나 흐름에 신선한 점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영화의 모든 요소들이 어떻게든 안전지대를 벗어나지 않고 기존의 장점들을 잃지 않는 것에 급급한 느낌이었다. 덕분에 영화는 매년 출시되는 아이폰마냥 흥미롭지 않다. 최신 아이폰이 출시될 때면 항상 배터리가 몇 프로 늘었고 카메라가 조금 더 좋아졌고 외장 곡선이 몇 도 더 기울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이 부분들을 충분히 큰 변화라고 생각하지 않듯 <공조2: 인터내셔날>의 변화도 규모나 깊이에 있어 충분히 유의미하지 않다.

아쉬움


결론적으로 <공조2: 인터내셔날>은 칭찬받을만한 완성도를 가진 팝콘무비다. 액션과 웃음을 적당히 갖췄고 놀랍게도 신파는 철저히 제거해서 불편한 부분이 없다. 하지만 조금만 더 안전지대를 벗어나 과감한 시도까지 첨가되었다면 더 오래도록 기억될만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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