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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Sep 24. 2022

정직한 후보2, 나쁜 속편의 교과서

fresh review

속편은 비교당할 운명을 타고난다. 전편이 훌륭하면 훌륭할수록 관객들의 기대치는 더 높아지기 마련이다. 심지어 1편이 크게 성공하지 못했음에도 2편이 나왔다면 속편을 만든 이유가 더 크고 명확해야 관객들을 설득시킬 수 있다.


속편이 살아남는 방식은 다양하다. 전편과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해서 차별화를 꾀하거나, 스케일을 대폭 키워서 눈과 귀를 사로잡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익숙한 것을 잘 발전시켜서 기존 관객들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정직한 후보2>는 전편과 비슷한 길을 걸으며, 스케일은 어중간하게 커졌고, 익숙한 것은 식상한 수준에 머문다. 잠깐 눈 질끈 감고 속편이 아니라 그저 한 편의 영화로 보더라도 가장 큰 문제는 코미디 영화가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이미 전편에서 바짝 써먹은 아이디어를 고스란히 가져와 그대로 써먹으니 간혹 터지는 작은 웃음 몇 번을 제외하면 107분 동안 시원하게 웃어본 기억이 없다.

노잼


그렇다고 서사의 흐름이나 메시지가 의미 있나 하면 그렇지도 않다. 비교적 호쾌하게 흘러가던 서사는 중반 이후에 개연성을 강릉 앞바다에 던져 버리고 급브레이크와 급발진을 번갈아 시전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하는데 급급하다. 굳이 이 영화의 장점을 발굴해 보자면 시종일관 고군분투하는 배우들 정도인데 박진주와 서현우를 제외하면 주연진 대부분이 전작에서 만들어둔 캐릭터를 복붙하듯 연기하고 웃음 포인트가 만들어지는 방식조차 1편과 동일하다 보니 준수한 연기도 빛을 보지 못한다.

노의미


결론적으로 <정직한 후보2>는 나쁜 속편의 교과서다. 모든 면에서 전편을 뛰어넘지도, 새롭지도 못하거니와 코미디라는 장르에 있어서도 낙제점이다. 이런 영화를 60억이나 들여서 찍고 관객들이 돈을 내고 보기를 바라는 이 상황이 가장 코미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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