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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Oct 22. 2022

블랙 아담, 이유 없는 액션

fresh review

재미를 느낀다는 건 주관적인 영역이다. 그렇다고 액션 그 자체가 '재미'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많은 관객들이 히어로물에 열광해온 이유는 액션이 있어서가 아니라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블랙 아담>의 액션은 물량으로만 따지면 최근에 나온 어떤 히어로 영화에도 뒤지지 않는다. 물량에 비하면 조금 아쉽지만 액션의 퀄리티도 나쁘지 않다. 블랙 아담의 능력을 활용한 다양한 액션 시퀀스와 전투 장면은 적당히 속도감 있고 여기에 4명의 저스티스 소사이어티 멤버가 곁들여지며 그럭저럭 신선한 장면들도 꽤나 연출된다. 히어로무비 장르의 역사도 이제 꽤나 장구하다 보니 어디서 본 듯 아닌 듯한 장면들이 없지는 않지만 식상함의 늪에 발목 이상 잠기지 않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블랙 아담>의 액션은 충분히 칭찬할만하다.

액션


액션이라도 준수하게 만들어낸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DC는 여전히 문제의 본질을 모르는 것 같다. 과거 마블의 많은 히어로들이 관객들의 공감을 샀던 이유는 그들이 어마어마하게 강하고 화려해서가 아니라 싸우는 '이유'가 명확했고, 그 이유가 관객들에게 이해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랙 아담>에는 모든 것에 대한 이유가 부재하다. 캐릭터들이 내리는 결정도, 싸움도, 주변 환경도 125분 내내 생성해 내는 것은 '왜?'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어느 것 하나 시원한 답변이 없다 보니 몰입은 언감생심 사건의 내러티브도, 캐릭터의 마음도 관객 입장에서는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이유


결론적으로 <블랙 아담>은 뇌를 비우고 액션만 감상한다면 나쁘지 않은 영화지만 한 편의 작품으로서는 실망스럽다. 압도적인 힘을 휘두르는 드웨인 존슨을 보고 있노라면 힘은 약할지라도 의미가 있었던 옛 히어로들의 쌈박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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