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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May 04. 2023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우리가 알던 맛

column review

Intro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식당, 새로운 맛을 찾아 헤맨다. 그러다 한 번쯤 익숙한 맛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그 맛이 정말 맛있었다면 말이 필요 없다.


케미의 맛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시간을 더할수록 진한 맛을 풍겼던 이유는 영화가 쌓일수록 캐릭터들 간의 케미가 빛났기 때문이다. 특히나 다른 영웅들에 비해 태생이 '팀'이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게 케미의 중요성은 수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한 항목이다. 그리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은 정확히 이 맛을 구현하는데 성공한다. 스타로드, 로켓, 드랙스, 그루트, 네뷸라, 맨티스, 가모라에 크래글린과 코스모까지 무려 9명의 캐릭터가 정신없이 투닥거리고 심지어 빌런과 기타 조연까지 합치면 등장인물이 과할 정도로 많은데도 시종일관 터지는 케미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아니 오히려 오랫동안 잃었던 맛을 찾은 것 마냥 반갑기까지 하다.

케미


서사의 맛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멤버가 많은 만큼 서사적으로 선택지가 많은 시리즈다. 그렇기에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이 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제임스 건은 시리즈의 창조자답게 훌륭한 돌파구를 찾았고, 기존의 서사를 존중하면서 재미있고 새로운 이야기를 완성했다. 적어도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는 화력과 개그 담당에 그쳤던 로켓의 과거를 서사의 기둥으로 사용하면서 모든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도 세심하게 녹여내는 제임스 건의 실력은 칭찬할만하다. 무엇보다 빌런을 구체화하고 영웅들의 행동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서사의 구조적 역할은 전성기 마블이 선보였던 것 같은 맛을 선사한다. 제임스 건은 '어떤'이야기를 할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몸소 증명한다.

서사


액션의 맛

좋은 액션은 나도 모르는 사이 괄약근을 조이게 되는 액션이다. 특이점을 넘어선 컴퓨터그래픽 화면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그저 '화려한'화면은 유통기한이 지나도 한참 지난 음식에 가깝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의 액션은 속도감 있고 과감하며, 익숙하지만 조금씩 새롭다. 각 캐릭터의 능력이 잘 드러나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긴장감 있는 액션. 분명히 마블에서 항상 느낄 수 있는 맛이었지만 언젠가부터 잃었던 그 맛. 싸워야 할 이유가 있는 캐릭터들의 액션을 훌륭한 연출이 버무릴 때 멋진 음악이 가미된다면? 분명히 아는 맛이지만 저녁 9시 40분쯤 잠은 안 오는데 출출할 때 먹는 컵라면처럼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액션


우리가 알던 맛

결과적으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은 우리가 알던, 그토록 그리웠던 마블의 맛을 품은 영화다. 캐릭터들의 케미와 훌륭한 액션, 처음부터 끝까지 노력하지 않아도 집중하게 되는 서사까지. 이 매력적인 팀플레이를 3편이나 이끌어온, 그리고 완벽에 가깝게 마무리한 제임스 건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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