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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Jun 01. 2023

범죄도시3, 아는 맛의 위험성

fresh review

2편의 기록적인 성공 후 단 1년 만에 돌아온 <범죄도시3>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 먹어보지 않아도 너무나 잘 아는 맛이다. 덕분에 영화의 장단점이 칼로 자른 듯 명확하다.


어떤 음식을 먹었는데 맛이 없는걸 알았다면 그 음식을 다시 먹을 일은 없다. 하지만 그 음식이 맛있었다면 다시 찾게 된다. 아는 맛의 첫 번째 위험성은 여기 있다. 이미 맛을 알았기에 계속 찾게 된다는 점. 치킨이 항상 새로운 맛이라서 전 국민의 스테디셀러가 된 것은 아니다. 마동석의 주먹도 마찬가지다. 이미 두 번이나 먹어봤지만 그 호쾌하고 깔끔한 맛은 세 번째에도 꽤 그럴싸하게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치킨도 세월에 따라 소스가 바뀌듯 새롭게 가미한 캐릭터들과 다른 결의 악역, 여기에 전편들의 유산을 발판 삼아 다소 과감하게 끼얹은 코미디 요소는 관객들로 하여금 <범죄도시3>을 알고도 물어 뜯게 만든다.

아는 맛!


식사의 선택지가 2, 3개뿐이라면 모르겠지만 관객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적지 않다. 치킨이 맛있는 건 당연히 알지만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널려있다 못해 계속해서 새롭게 생긴다. 아는 맛의 두 번째 위험성은 여기 있다. 템플릿 안에 들어간 서사와 익숙한 자극을 빠른 시간 안에 여러 번 우려먹으면 어떤 푸드파이터라도 물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 분명히 <범죄도시3>은 1, 2편의 장점을 전혀 잃지 않았다. 하지만 벌써부터 첫 번째와 두 번째 만큼 짜릿한 느낌은 없다. 나름대로 고민한 구석이 있는 서사부터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까지 분명히 새로운 부분이 있음에도 너무나 많은 것들이 예상 가능해졌다는 것이 문제다. 더불어 액션의 강도나 카메라 무빙의 부지런함은 2편의 그것이 3편보다 낫다.

아는 맛?


결론적으로 <범죄도시3>은 아는 맛의 양면적 위험성을 모두 내포하고 있다. 1, 2편이 맛을 검증받았기에 부담 없이 다시 먹어도 준수한 맛을 선보이지만 그다지 놀랍지도, 새롭지도 않다 보니 아주 만족스러운 관람이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미 3편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 이 시리즈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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