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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Sep 28. 2023

천박사의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뼈대는 튼튼

fresh review

튼튼한 건물이 되려면 뼈대가 튼튼해야 한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인테리어를 리모델링 하더라도 뼈대가 굳건하다면 건물은 얼마든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고 사랑받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오랫동안 사랑받을 만한 뼈대를 가진 오락영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충무로에서 시리즈를 이어가며 살아남은 오락영화 IP가 드물기에 이런 영화의 등장이 더욱 반갑다. '퇴마'라는 소재는 한국영화에서 이미 수차례 사용되었던 소재이지만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요소는 가볍게 활용하고 러닝타임 내내 적절한 도구와 설정을 사용해 진부함을 효과적으로 줄였다. 98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 동안 시리즈의 첫 편이라는 부담감 속에서도 배경을 설명하는 동시에 완결된 서사를 만들어냈다는 점도 칭찬할 만한 부분이다.

좋은점


이처럼 뼈대는 훌륭하지만 디테일로 들어가면 감독의 장편 데뷔작답게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첫 번째로 아쉬운 점은 코미디가 묻은 판타지 오락영화인 것치고는 주연들의 캐릭터성이 너무 약하다는 점이다. 소소한 몇 번의 웃음포인트를 제외하면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를 통해 관객도 영화도 얻는 것이 별로 없는 기분이다. 특히 강동원이 연기하는 천박사는 서사의 특성상 여러 모로 관객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지점이 많은 캐릭터가 되어야 할 텐데 영화의 러닝타임이 모두 지나도록 영화 속 천박사는 우리가 지금까지 봐왔던 강동원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이도 저도 아니게 섞인 수준에 머문다. 더불어 '설경의 비밀'이라는 제목에 비해 알려주는 것이 너무 없다. 시리즈의 첫 편이다 보니 배경과 인물들을 모두 설명해 내느라 고단했을 것은 사실이나 '이건 원래 그런 설정이다'가 남발되는 것이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아쉬운점


결론적으로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판타지 오락영화로서의 뼈대는 잘 세웠으나 디테일이 많이 아쉬운 영화다. 지금도 영화관에서 가볍게 보기에 부족한 수준은 아니지만 시리즈물로 발전하여 다음 편이 나온다면 디테일을 훨씬 더 신경 써서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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