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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Jan 15. 2024

복귀를 기다리는 한국감독 5명

special column

Intro

무엇이든 빠르게 돌아가는 대한민국. 충무로는 대한민국 중에서도 시계가 가장 빠르게 도는 곳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엊그제 개봉한 것 같은 영화도 훌쩍 옛날 영화가 되어있곤 하니 말이다. 오늘은 한때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았거나, 출중한 잠재력으로 차기작이 기대되었지만 긴 시간 관객들에게 돌아오지 않은 한국감독들을 찾아볼까 한다.


윤가은, 우리를 버리고 어디 가셨습니까.

<손님>, <콩나물>등 단편영화 때부터 외국에서 상을 타오던 윤가은 감독은 2016년 장편 데뷔작 <우리들>로 관객들에게도 얼굴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2019년 <우리들>의 세계관을 일부 공유하는 <우리집>을 개봉하며 일명 '우리 유니버스'를 만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흥미로운 질문을 만들어냈던 윤가은 감독은 2024년이 되도록 연출 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2022년에 직접 쓴 『호호호』라는 에세이집을 한 권 낸 것이 그나마 특이할 만한 활동이고 그 외에는 이런저런 상영회나 영화제에서 얼굴을 비추고 있는 것이 전부. 마지막 장편영화를 연출한 지가 5년 차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이제는 영화로 다시 관객들을 만나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윤가은 감독


김보라, 7년은 너무 깁니다.

2019년을 가장 떠들썩하게 했던 다양성 영화를 꼽으라면 김보라 감독의 데뷔작, <벌새>가 단연 압도적으로 언급될 것이다. 이 작지만 작지 않은 영화는 총관객 14만 명이라는 소소한 숫자를 남겼지만 이 영화가 남긴 여운만큼은 140만, 아니 1,400만 관객도 뒤덮을 만큼 작지 않았다. <벌새>를 만들기까지 7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데 차기작은 그렇게까지 오래 걸리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얼마나 긴 시간을 쓸지는 감독의 선택이겠지만 기다리는 관객들은 애가 타니 말이다.

김보라 감독


조성희, <탐정 홍길동> 2편은 어떻습니까?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라는 영화를 들어봤는가? 혹시 처음 들어봤다고 해도 2021년에 개봉한 <승리호>는 들어봤을 확률이 높을 것 같다. 여기서 잠깐, 2012년에 개봉한 <늑대소년>은 무려 전국 관객 700만을 넘긴 흥행작이었다. <승리호>역시 240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었지만 코로나라는 사상 초유의 재난으로 넷플릭스 개봉에 그쳤으니 딱히 실패작이라고 할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이제훈이 출연했던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을 정말 인상 깊게 봤는데, 앞서 언급한 영화들에서 엿보이는 조성희 감독 특유의 도전적인 연출과 이국적인 미장센 창조 능력은 3년이나 버려두기엔 대단히 아까운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조성희 감독


윤종빈, 500만 넘어봅시다.

한국 다양성 영화에 한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용서받지 못한 자>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은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 <공작>등 선 굵은 필모를 자랑하지만 이상하리만치 500만 관객을 넘은 영화가 없다. 앞서 언급한 영화들의 관객 수는 각각 472만, 477만, 497만으로 보이지 않는 상한선이라도 잡혀있는 수준. 물론 윤종빈 감독은 2022년에 첫 드라마 연출작인 <수리남>으로 넷플릭스에서 재미를 봤기에 아쉬운 게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조금 아쉽다. 마지막 영화 연출작인 <공작>이 2018년 영화이니 지금쯤 돌아와서 500만 넘는 관객을 화끈하게 영화관으로 불러 모을 대작 하나쯤 찍어줬으면 싶다.

윤종빈 감독


장훈, 1,000만 감독님 찾습니다.

사실상 은퇴한 것으로 여겨지는 강우석 감독을 제외하면 1,000만 감독 중 가장 오래 복귀하지 않고 있는 장훈 감독이 오늘 리스트의 마지막 주자다. 2008년 <영화는 영화다>부터 130만 관객을 모으며 상업영화감독으로서 준수한 잠재력을 보였던 장훈 감독은 이후 <의형제>, <고지전>에서 실력 발휘를 이어간 후 2017년 송강호 주연의 <택시 운전사>로 1,200만 관객을 달성하며 1,000만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물론 2011년 개봉한 <고지전>에서 다음 작품인 <택시 운전사>까지 6년의 시간이 걸린 전적이 있긴 하지만 무려 1,000만 관객 영화를 필모에 가지고도 이토록 오래 차기작을 내놓지 않은 이유가 뭘지 궁금하다. 하루라도 빨리 복귀해서 7년 동안 벼린 연출의 칼날을 자랑해 줬으면 좋겠다.

장훈 감독


Outro

영화도 예술이기에 다양성은 풍성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을 웃기고 울렸던 능력있는 감독들이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서 영화관에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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