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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Apr 29. 2024

범죄도시4, 양념을 교체한 치킨

fresh review

예전엔 후라이드 치킨과 양념치킨이 전부였지만 언젠가부터 치킨 양념도 종류가 많아졌다. 맵고, 짜고, 달달한 맛은 기본이고 마늘, 꿀, 갈비맛까지 재료도 각양각색이다. 영화에도 치킨 + 양념의 조합이 있다면 아마 범죄도시 시리즈가 정확히 그 포지션이 아닐까 싶다.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갈렸지만 2편과 3편, 연달아 천만 관객을 끌어들였던 범죄도시 시리즈는 4편에서도 여전히 치킨 본연의 맛을 가지고 있다. 더 정확히는 치킨 그 자체인 마동석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맛이 변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시원하게 내지르는 주먹과 무식함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 중심의 서사 흐름은 이제 익숙하다 못해 편안할 지경이다. 여기에 1, 2편에서 활약했던 장이수 캐릭터를 갈아 넣은 양념은 생각 외로 신선하다. 전편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액션신들이 이어지다가 장이수를 활용한 개그 양념이 첨가되는 순간 짜릿한 맛까지는 아니어도 영화 전체에 감칠맛이 살아난다.

감칠맛


개봉 전부터 역대 최강 빌런이라고 홍보했던 백창기는 확실히 전투력에 있어서는 역대 최강일지 모르겠으나 역대 최고의 빌런이라고 하기엔 캐릭터성이 약하다. 전편에 이어 빌런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을 장동철과 백창기, 투 트랙으로 나누면서 굳이 서사에 복잡성을 더한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동일한 템플릿이 반복되면서 마동석이 독기를 품고 주먹을 휘둘러야 할 이유에 설득력이 부족하다. 시리즈가 쌓일수록 분명히 고민한 지점들이 보이고 풀어내는 방식이 나쁘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식상함을 뿜어내는 지점들이 양념만으로 완벽하게 덮어지진 않는 것 같다.

식상함


결론적으로 <범죄도시4>는 성공적으로 양념을 교체한 치킨이다. 익숙한 맛은 잘 살아있고 이런저런 요소를 버무려 만든 양념이 적당히 신선한 맛을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이미 계속해서 나왔던 질문, 이런 방식으로 몇 편까지 갈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가 완벽하게 벗겨지진 않는다. 한두 번은 양념을 바꾸면서 신선한 맛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양념 플레이의 유효기간이 끝났을 때 과연 이 시리즈가 선택할 수 있는 돌파구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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