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sh review
한두 가지 메뉴에 특화되어있던 맛집이 새로운 메뉴를 시도하면 불안할 때가 있다. 신메뉴도 별로고 괜히 잘 되던 메뉴까지 망치는 게 아닌가 싶은 두려움이랄까. 9년 만에 돌아온 <인사이드아웃2>도 관람 전에는 비슷한 불안감이 있었다.
감정의 개수를 늘려서 돌아온 <인사이드아웃2>는 등장인물이 늘어난 속편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겪는다. 필연적으로 나뉘는 1명당 분량은 특히 새로운 캐릭터의 정체성을 형성하기에는 부족하다. 덕분에 기존에도 적지 않았던 5명의 캐릭터에 더해진 4명의 캐릭터는 1편의 캐릭터들에 비하면 평면적으로 느껴진다. 단순히 캐릭터가 늘어난 것에 그치지 않고 서사 또한 갈래가 나뉘다 보니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도 전편에 비하면 숨이 차는 기분. 혹시 1편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이래저래 영화에 치이다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인사이드아웃2>는 전편의 유산을 꽤 만족스럽게 계승한다. 기존에 만들어 둔 세계를 부정하지 않고 설득력 있게 확장하는 한편 소화하느라 숨이 찰지언정 맛없는 이야기를 내놓지 않는다. 한층 발전한 기술에 힘입어 세심함을 입은 화면과 나무랄 곳 없는 세계관 곳곳의 디테일은 달리는 이야기 바퀴의 마찰력을 최소화한다. 전편의 강렬하고 뾰족했던 감성에 비하면 조금 옅어진 감성적 터치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으나 적어도 나는 <인사이드아웃2>가 하려는 이야기에도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여기에 더해 영화 내내 알차게 끼어있는 웃음 포인트들의 타율이 꽤나 좋았던 점도 만족도를 올리는 부분 중 하나였다.
결론적으로 <인사이드아웃2>는 전편의 유산을 최대한 살리면서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작품이다. 성공적인 전편을 둔 속편들이 으레 그렇듯 전편 팬들을 100% 만족시킬 수 없는 작품일 순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단독 작품으로서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기에 손색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