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 류승범이 곧 메세지

2016BIFF특집(05)

by 정세현

Intro

충무로의 이단아로 불리는 김기덕 감독의 신작 <그물>은 지금까지 그의 작품들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대중적인 축에 속하는 작품이다. 특히나 최근 고조되어있는 남북관계에 관련된 영화인 것은 물론 류승범이 단독 주연으로서 김기덕 감독과 호흡을 맞춘 작품이기에 기대치는 더욱더 높은 작품이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의 메세지 전달력은 매우 뛰어난 편이었다. 북한의 어부 류승범이 우연히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며 생기는 일련의 사건들을 그리는 그물은 생각보다 빠른 템포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특별히 서사가 진행되는 모든 과정이 매끄럽거나 친절한 편은 아니었지만 전반적으로 <그물>은 자기가 하고자 하는 얘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는 충분히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그 메시지가 정해져 있는 어떤 것이 아닌 열려있는 일종의 질문이었기에 더 의미가 있다고 느껴진다.

유의미한 질문,


한편 영화의 단독 주연에 가까운 류승범의 활약을 말하지 않을 수 없겠다. 원래도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긴 했지만 114분의 러닝타임 동안 감정 소모가 대단히 심한 역할을 연기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 확실한 일, 그럼에도 류승범은 흔들림 없이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대부분의 장면에서 류승범의 존재감은 사실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그 자체였고 개인적으로 류승범의 활약이 부재했다면 <그물>은 지금 만큼의 완성도를 가질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훌륭한 원탑,


그럼에도 필자가 <그물>에 후한 점수를 주기 힘든 이유는 개인적으로 미술팀의 작업이 너무나 조악했다고 느꼈고 감독 김기덕에게 적잖이 실망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물>은 제작비가 2억 정도였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학생영화 수준에 가깝다. 최근 영화들은 100억이 넘는 제작비를 쓰는 경우도 다반사고 규모가 큰 상업영화들의 경우는 마케팅비에만 30억씩을 투자하기도 한다. <그물>의 경우 아마도 이런 적은 제작비가 미술팀의 아쉬운 작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대부분의 공간 작업이 너무 부족했다는 생각은 지우기 힘들다. 한편 필자는 영화제에서 GV로 감독님을 만났는데 꽤나 많은 분들이 가졌을 법한 극 중 인물의 대사와 맞지 않는 시대상에 대해서 감독님께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한편 그 부분은 넓은 의미에서 해석을 부탁한다고 하는 부분이 영 석연치 않았다. 또한 자세한 사항을 말하긴 힘들지만 영화의 결말에 대해서도 예상외로 너무나 책임감 없어 보이는 대답을 하셔서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감독님의 이미지가 많이 부서진 점이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영화 <그물>이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배우 류승범의 깊이 있는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사실은 확실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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