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우 유 씨 미 3, 강아지에게 건네준 과정

fresh review

by 맑은구름

모든 영화에 현실과 100% 동일한 수준의 개연성을 요구할 순 없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가 사랑하는 SF, 액션, 심지어 코미디나 드라마 영화도 대부분 사라져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한 편의 영화 안에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는 개연성의 범위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정해져 있지 않다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개봉했던 1편에 이어 2016년 개봉한 2편까지 나우 유 씨 미 시리즈의 핵심 매력은 화려하고 다채로운 마술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있었다. <나우 유 씨 미 3>도 꽤 인상적인 마술 장면과 시퀀스들이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 양과 질에 있어서 이전편들에 미치지 못했다.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되면서 한 명 한 명의 분량이 쪼개지는 마이너스가 발생하는데 늘어난 인물로 인해 얻는 것은 없다. 시리즈를 끌고 온 배우들에게 무게 중심을 싣던가 새롭게 추가된 인물들을 확실히 밀어주던가 둘 중에 하나를 해야 하는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결국 빈손이 되는 기분이다.

1.jpeg 빈손


그나마 마술 장면만 떼어놓고 본다면 상황은 나은 편이다. <나우 유 씨 미 3>의 가장 큰 문제는 결말의 개연성만 챙겼을 뿐 결말까지 가는 과정의 서사가 말도 안 되게 엉망진창이라는 점이다. 영화 속에 나오는 마술 장면을 보면서 '저건 말도 안 되지!'라고 말할 관객은 없을 것이다. 아니 정확히는 마술 장면을 보면서 그 말을 하려고 이 영화를 보는 것이겠지. 그런데 나머지 장면들에서도 똑같은 문장을 외치고 있다면 그건 어딘가 크게 잘못된 거다. 영화는 유치하다는 단어가 아까울 정도로 얼렁뚱땅 주인공들이 결말까지 도달하도록 문을 열고 길을 닦아준다. 이럴 거면 마술 장면만 모아서 숏폼 영상을 만드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2.jpeg 문제


결론적으로 <나우 유 씨 미 3>은 마술 장면과 결말만 작성하고 시나리오의 나머지 부분은 CahtGPT로 쓴 게 아닌지 의심되는 영화다. 관객들이 나우 유 씨 미 시리즈에 기대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해서 그 요소를 뺀 나머지 요소가 다 대충 만들어져도 되는 건 아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부고니아, 거리감 느껴지는 소꿉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