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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메시지라도 어떤 장르에 담아서 어떤 화면으로 보여주는지에 따라서 관객에게는 완전히 다른 영화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짐 자무쉬가 무엇을 의도했든 나에게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일종의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느껴졌다.
영화에 등장하는 세 가족은 각자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지만 관객 입장에서 앞뒤 문맥을 알 수는 없다. 짐 자무쉬는 그저 어떤 가족 군상을 만들고, 그들의 하루를 뚝 때어서 화면에 담는다. 관객들은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밖에 없는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짧은 시간 안에 그것을 가능케 한다. 110분의 러닝타임 동안 영화 속에서 이렇다 할 사건사고가 일어나진 않는다. 영화는 지극히 관조적으로 이동하고, 만나서, 대화하는 가족을 바라볼 뿐이다. 분명히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지만 서사의 리듬감이랄 것은 없다 보니 마치 30분짜리 가족 다큐멘터리 세 파트를 붙여서 보는 기분이다.
대단히 정적인 화면 속 대사 중간중간 짐 자무쉬가 재치를 부린 부분이나 흥미로운 구석이 발견될 때는 미소가 나오기도 한다. 여기서 영화가 정적이라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세 가족의 이야기가 충분히 매력적이거나 와닿는 메시지는 없다는 건 문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곳이 전부 미국이나 유럽이라는 점이 한몫을 차지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가 인물 각각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지도 않거니와 짧은 대화와 상황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다 보니 이야기에 깊게 몰입되지 않는다. 그저 이런 가족도 있구나, 이런 이야기도 있구나 정도로 나도 카메라와 함께 그들을 관조하는 정도에 머문다.
결론적으로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세 개의 가족 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으로 관람하게 되는 영화다. 누군가는 이런 방식에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고 와닿는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영화의 만듦새가 좋았다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재미를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