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sh review
그저 그런 재료들로 멋진 걸 만들어내면 사람들은 놀랍게 여긴다. 멋진 재료들로 멋진 걸 완성하면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멋진 재료들로 그저 그런 결과물이 나오면 그 실망과 아쉬움은 배가 된다.
마스터의 배우들은 하나 같이 잘 어울리는 배역을 맡았다. 모범생 경찰 강동원부터 악역 이병헌은 물론 여기저기 붙는 김우빈까지 어느 한 명 어색하지 않다. 사실 이병헌 외에는 연기력이 불안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 또한 나쁘지 않아서 영화를 보는 내내 캐릭터를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특히 대형 피라미드 조직의 두목 역할을 연기한 이병헌은 상황에 맞는 훌륭한 연기로 클래스를 입증한다. 한편 주연뿐 아니라 엄지원, 오달수, 진경 등 훌륭한 조연들 또한 제 몫을 다하며 마스터는 배우라는 최고의 재료들을 골고루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터는 제대로 된 요리를 내놓지 못한다. 일단 이야기의 전개와 전반적인 서사의 흐름이 너무 헐겁다. 뭔가 꽉 찬 구석이라고는 없이 그때그때 캐릭터의 특성에만 얹혀 가는 느낌. 전체적인 이야기를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데 영상으로 풀어내는 감독의 연출력에 아쉬움이 생기는 부분이다. 특히 연출에 있어 대부분의 장면이 밋밋하거나 재미가 없다.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구석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장면들에서도 기억에 남을 만한 연출이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최근 영화들에서 종종 보이는 2단계 기승전결 구조를 보여주는 마스터는 이미 앞부분의 결에서 놓쳐버린 긴장감을 뒷부분의 결까지 가져가는데 제대로 실패한 듯하다. 이렇게 재료의 우수함에만 기대는 마스터는 가볍게 팔리는 길거리 음식마냥 무게감이나 고급진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필자는 결코 길거리 음식을 비하하거나 맛에 대해서 평가 절하하려는 의도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붕어빵을 기대하지 않듯, 100억을 투입한 영화라면 어느 정도의 무게감과 완성도를 기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스터는 최고의 재료들로 플레이팅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요리를 만든 것 같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