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 뻔하지만 유효한 즐거움

fresh review

by 정세현

Intro

뻔한 것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물론 새롭기도 하고 재미도 있으면 좋겠지만 뻔하게 재미있는 것도 가끔은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 씽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우리가 음악 오디션 영화에 바라는 그것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씽은 영화의 모든 기가 마지막 20분 정도의 클라이막스에 모아져 있다. 그렇다 보니 중반 부분까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서사의 힘이 상당히 약하다. 그나마 동물로 표현된 캐릭터들의 깨방정을 보는 재미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지루함을 달래기에는 조금 부족함이 있다. 영화에는 총 80곡에 가까운 노래가 나오는데 라라랜드같은 뮤지컬 영화나 디즈니 계열의 음악영화를 생각하면 실망할 여지가 다분하다. 대부분의 관객이 기대하는 제대로 된 노래는 후반부 클라이막스에 모여있고 나머지는 짧게 끊기는 곡들이 대부분이라 흥이 나기도 전에 씬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3.jpg 후반까지 버텨야한다!


그럼에도 씽이 여전히 유효한 즐거움을 주는 이유는 대사와 노래에 담긴 메시지가 많은 관객들에게 유효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주인공들이 '두려움 때문에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지 마'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괜히 가슴 한켠이 쓰라리다. 씽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색감은 어린이에게 더 맞춰져 있는 느낌이지만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오히려 어른들에게 더 와 닿는 부분이 많다. 특히 영화가 달려가는 목표에 가까운 마지막 클라이막스는 이 영화가 오디션 영화로서 의미를 가지기에 충분한 멋진 장면과 노래들로 가득하다. 마지막으로 매튜 맥커너히, 리즈 위더스푼, 스칼렛 요한슨, 태런 에저튼 외 여러 익숙한 배우들의 목소리로 듣는 음악들 또한 씽의 강점이다.

4.jpg 어른에게 더 어울리는,


씽이 음악 영화로서 특별히 새로운 서사를 보여주거나 놀라운 지점이 있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씽은 충실하고 조용하게 자신이 음악영화임을 증명한다. 즐겁게 보고 나올 수 있는 영화, 평소에 눈에 띄지는 않지만 항상 자신의 자리에서 적당한 실력을 보여주는 학생 같은 영화, 씽은 충분히 감상할 가치가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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