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review
로그 원은 굳이 스타워즈의 후광을 보지 않고도 훌륭한 영화다. 새로운 출연진과 스토리는 스타워즈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무리 없이 볼 수 있게 구성되었지만 기본적으로 스타워즈 에피소드를 모두 관람하고 간다면 감동이 2배, 아니 3배 이상이 될 것은 확실하다.
로그 원은 미디어에서도 수차례 언급되었 듯 전쟁영화다. 지금까지의 스타워즈 시리즈의 톤 앤 매너는 전쟁영화의 그것과는 달랐다. 조금 더 어드벤처물, 혹은 영웅물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만약 스타워즈 에피소드의 연장선을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로그 원은 스톰트루퍼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트리는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쟁의 참화 속에 한 번도 드러나지 않지만 결국 전쟁을 수행하는 장본인들, 영웅이, 그리고 희망이 존재하기 위해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야기의 구조가 대의를 지키위 위한 사람들의 희생을 조명하다 보니 자연히 죽음과 이별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로그 원은 대의 앞에 눈물은 사치라도 되는 듯 매몰차게 신파를 배제한다. 대신 신파의 자리에 사람 간의 관계와 눈빛으로 빈 공간을 채운다. 그리고 가득 찬 감정들은 눈물 없이도 벅찬 감동을 만든다. 로그 원은 일관되게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고 희생된 사람들을 조명하며 끝내 비극적이고 쓰라린 전쟁의 참상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스타워즈에서 봐왔던 것과는 다르지만 어쩌면 더 진한 본질이 로그 원에 녹아있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보신 분들이라면 펠리시티 존스를 기억할 것 같다. 전형적인 미인상의 얼굴은 아니지만 강인하고 가치를 위해 자신의 목숨도 걸 수 있는 여전사로서의 펠리시티 존스는 로그 원에서 단연 돋보인다. 더불어 남자 주연인 디에고 루나와의 호흡도 좋은 편이며 매즈 미켈슨, 포레스트 휘태커 등 조연들의 연기도 수준급이다. 무엇보다 스타워즈의 첫 동양인으로서 이슈를 일으켰던 견자단은 극 중 상당한 비중과 함께 장님 연기까지 소화하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지막으로 스타워즈의 마스코트와도 같은 안드로이드의 활약은 이번 편에서도 유효하다. 하지만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역시 다스 베이더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전율할 것이 확실하다. 개인적으로 로그 원에서의 다스 베이더는 다른 어떤 시리즈에서의 다스 베이더보다 더욱 그 같아 보였다.
로그 원은 전쟁 영화답게 액션에 대한 배려 또한 잊지 않았다. 게릴라 전투부터 시작하여 지상전, 공중전은 물론 스타워즈의 전매특허 우주전까지 로그 원의 볼거리는 다채로울 뿐만 아니라 완성도 또한 훌륭하다. 실감 나게 연출되는 전투들은 정점에 오른 CG 기술에 힘입어 몰입도 또한 최고 수준, 또한 지금까지의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볼 수 있었던 액션은 물론 던지고 밀고 치는 등 다양하게 변주되는 액션씬들은 감독의 고민을 반영하는 듯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감독 가렛 에드워즈는 오리지널 시리즈의 감성을 필요한 만큼 가져오되 명성을 빌려 쓰거나 묻어가려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오히려 독립적인 영화로서의 완성도와 분위기에 공을 들임으로써 로그 원이 오리지널 팬들에게도, 새로운 관객들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는 영화가 되도록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영화는 볼거리와 스토리를 모두 갖춘 강력한 블럭버스터 영화이자 SF 전쟁영화의 새로운 가능성 또한 보여주는 멋진 영화가 되었다. 한편 오리지널 시리즈의 팬이라면 엔딩씬에서 감동을 주체할 수 없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란다. 영화를 감상하는 모든 분들에게 포스가 함께하기를.